과학자는 어느 정도 글도 잘 써야 한다. 과학도 논문이라는 형식의 글로 소통된다.
레너드 믈로디노프 캘리포니아공과대학 교수
레너드 믈로디노프(58) 교수는 물리학자로서도 상당한 업적이 있지만 베스트셀러 과학 작가로 더 유명하다. 그는 스티븐 호킹 교수와 함께
단독 저서로는
-과학과 글쓰기는 어떤 관계인가.
“ 유사성이 많다. 과학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창의성, 호기심과 끈기(persistence, perseverance)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과학을 ‘신앙’으로 삼아 사는 게 가능한가.
“과학은 인생의 의미에 대해 어느 정도 유용한 정보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의 의미에 대한 답은 각자의 영성(spirituality)에서 찾아야 한다. 물질적인 세계의 본질이나, 땅·별·집·자동차·우주·전화와 같은 인간의 모든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경험에 대해서는 과학으로부터 배우는 게 가장 많다. 과학은 항상 발전하며 더 좋은 설명을 내놓는다. 또한 설명이 실제와 부합하는지 검증한다.”
-과학과 종교는 어떤 경우에 충돌하는가.
“종교 경전의 내용 중에서 물질 세계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글자 그대로(literally)’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서구 종교의 경우에 그렇다. 종교를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삶의 지침으로 보면 충돌이 없다.”
-스티븐 호킹 박사와 공저한
“
-호킹 박사와 같이 작업하게 된 사연은?
“호킹 교수는 1년에 한 달쯤 캘텍에서 지낸다. 호킹 교수가 책을 같이 쓰자고 접촉해 와
-과학은 사회적 전통의 일부로서 위치가 확고한가. 비과학적 사고나 행동으로부터 위협받고 있지는 않은가.
“많은 사람이 과학을 믿지 않는다. 과거에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특히 많은 정치인이 과학을 믿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과학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석유회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를 부정한다. 불행히도 우리는 많은 사람이 과학에 대해 무지하거나 충분히 알지 못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최근 출간한
“무의식에 대한 책이다.
-무의식은 어디에서 왔나.
“무의식이 형성된 것은 인류가 문명이 아니라 야생의 상태에서 살았을 때다. 위급한 상황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무의식이 설계됐다. 예컨대 나를 잡아먹으려는 포식동물이 어디쯤 오고 있는지 파악하고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면 3차원 이미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망막에 맺히는 영상은 2차원이지만 뇌가 3차원으로 변환한다. 야생에서 생존하려면 2초도 너무 길었다. 신속히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뇌는 아주 제한적인 정보만 우선적으로 처리한다. 그래서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실제 상황이 아니다.”
-어린이를 위한 과학서도 출간했는데 자라나는 세대를 위한 바람직한 과학 교육법은.
“과학에 대한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려면 어린이에게 질문을 하고, 어린이 스스로 질문을 해보도록 격려하는 게 중요하다. 밤하늘의 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고, 아주 어린 아이에게도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일에 대해 질문을 해보라. 예컨대 수도꼭지에 호스를 연결해 물을 하늘로 내뿜으면 왜 올라갈 때하고 달리 내려올 때는 물이 흩어질까. 학교가 할 일은 최소한 과학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 호기심을 ‘죽이지 않는 것’이다. 너무 많은 학교가 과학을 가르칠 때 팩트(fact) 중심으로 가르친다. 너무 많은 것에 대해 암기를 강요하다 보면 어린이는 진짜 과학으로부터 멀어진다. 잘못 가르치면 어린이는 과학이 암기 과목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공식을 암기시키려 하기보다는 어린이와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물질적인 많은 현상에 대해 대화를 나눠야 한다.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인데 어른도 잘 모르는 것이면 인터넷을 뒤지면 된다.”
-물리학 연구도 계속하고 있는지.
“물리학에 대해서도 아주 느린 속도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물리학 논문을 발표한 것은 2005년이다. 몇 년 전부터 한 물리학 연구 과제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집필하는 데 쓰고 있다. 시간이 남으면 물리학 연구를 계속하는 이유는 마인드를 계속 활성화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