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 압력불구 이란 유전개발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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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8일 대(對)이란 투자를 삼가라는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유전개발에 적극 참여하기로 이란 정부와 합의했다.

이날 하루 일정으로 테헤란을 방문한 히마누라 다케오(平沼赳夫) 일본 경제산업상은 비잔 남다르 잔게네 이란 석유장관을 만나 아자데간 유전 탐사 및 개발에 일본기업의 투자와 참여를 보장할 것을 합의했고 양국 장관은 이를 명문화한 의정서에 서명했다.

이란 남서부에 위치한 아자데간 유전은 이란 최대의 유전으로 260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고 개발시 매일 70만 배럴을 생산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일본 기업에 아자데간 유전개발에 입찰할 권한을 우선적으로 부여한다는 이란 정부의 약속을 받아낸 데 이어 이번에 유전 투자 및 개발을 보장한 의정서에 서명함으로써 이란 내 유전개발 참여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이란의 원유 및 가스 개발에 연간 2천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우방국 외국기업에 대해 보복조치를 가하겠다는 미국의 경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향후 미국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 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주에서는 이탈리아의 에너지 그룹 ENI가 이란정부와 다르코빈 해안유전을 개발에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히마누라 장관은 의정서에 서명식에 참가한 뒤 "일본은 미국의 압력에 결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고 잔게네 장관도 "양국 합의로 미국의 제재조치가 이란 석유산업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한편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이날 히마누라 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이란을 공식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하타미 대통령은 "모든 분야에서 이란과 일본의 관계증진을 바란다"면서 "일본기업의 이란 유전 및 에너지 개발 참여를 적극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유전개발 참여 준비를 위해 오는 15일 관료, 경제계 인사 등 80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을 이란에 파견할 예정이다.(테헤란 AP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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