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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9승 또 불발 '지겹다 지겨워'

중앙일보

입력

정말 팀을 옮겨야 하는 것이 아닌가.

박찬호(28 · LA 다저스)는 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다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그렉 매덕스(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가지고 있는 메이저리그 기록(16경기 연속)에 1개차로 접근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승리는 그의 몫이 아니었다.

박찬호는 8이닝동안 2실점(1자책)으로 역투, 올스타투수로서의 진면목을 선보였다. 132개의 공을 던져 안타 5개와 사사구 4개(볼넷 3 · 몸맞는 공 1)를 허용했으며 삼진은 10개를 잡아냈다.

선발투수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했다면, 그야말로 제몫을 다했다는 말이다.

간혹 아닐 수도 있지만 퀄리티스타터들에게는 대부분 승리라는 선물이 주어진다. 그러나 박선수가 15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하는 동안 그에게 돌아온 보상은 고작 6승이 전부다.

이날도 박찬호는 공 · 수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다.

다저스가 1-0으로 앞섰던 3회초. 박선수는 2사 후 배리 본즈를 몸맞는 공으로 내보낸 다음 제프 켄트에게 2루타를 맞았다. 1루주자가 홈을 노리기엔 어려운 상황. 그러나 좌익수 걔리 셰필드는 공을 세번이나 더듬었고 본즈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이 점수는 박선수의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다시 다저스가 2-1로 앞선 8회초. 박찬호는 선두타자 캘빈 머리에게 우월 2루타를 맞았다. 이 때 우익수 션 그린은 미숙한 펜스플레이로 머리를 3루까지 보내줬다. 결국 박선수는 리치 오릴리아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맥이 풀린 박선수는 본즈와 켄트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 1사 1, 2루의 패전 위기를 맞았다. 투구수도 이미 121개를 넘어간 상황이. 그러나 박선수는 투혼을 불사르며 아만도 리오스와 펠리페 크레스포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선수는 8회말 공격에 시즌 9승의 마지막 희망을 걸었지만, 타자들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며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다저스 타선은 자이언츠의 선발 러스 오티스를 맞아 3안타의 빈공에 허덕였다. 다저스는 1회말과 5회말, 희생플라이 2개로 간신히 2점을 뽑았다.

다저스는 9회초에 1실점하며 2-3으로 역전패, 9연승에서 제동이 걸렸다. 다저스는 8년만의 10연승 기록과 함께 이날 패배한 지구 1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승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도 놓쳤다.

박선수는 비록 9승에는 실패했지만 방어율을 2.80으로 낮추며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끝냈다. 박찬호가 선발로테이션에 든 96년 이후 2점대 방어율로 전반기를 끝내기는 처음이다.

내셔널리그의 올스타로 뽑힌 박선수는 오는 11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릴 '별들의 축제'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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