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이오 연료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바이오 연료(bio-fuel)는 한번 쓰면 없어지는 화석 연료에 비해 식물을 기르기만 하면 다시 만들 수 있어 '재생 가능(renewable) 에너지'라고도 불린다. 교토 의정서 발효 이후 바이오 연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연료로 사용할 때 배출되는 탄소량이 적은 데다 식물이 광합성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브라질과 인도에선 바이오 연료 사용이 보편화됐고, 미국.일본.유럽 등지에선 사용량을 점점 늘리고 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들도 그대로, 혹은 엔진을 조금 개조하면 바이오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바이오 연료인 에탄올의 경우 카사바 외에도 옥수수.사탕수수.보리.감자.볏짚 등 다양한 식물에서 뽑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385억ℓ가 생산되고 있는데 브라질이 150억ℓ를 생산한다. 미국이 그 다음이다. 에탄올(129)의 옥탄가가 휘발유(87)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부산시가 1996년 에탄올 혼합 휘발유 차량을 6개월 동안 시험 운행한 결과 일산화탄소 배출량은 휘발유의 절반 정도였다.

바이오 디젤도 있다. 대두유.유채유.쌀겨.폐식용유.팜유 등으로 만든다. 기존 경유(디젤) 차량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유 80 대 바이오 디젤 20의 비율로 섞은 BD20을 일부 주유소에서 판매하고 있다.

바이오 연료를 널리 보급하는 데 가장 큰 문제는 경제성 있는 원료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화학과의 존 엠슬리 교수는 이런 계산을 했다. 자동차 한 대가 ℓ당 평균 13㎞를 달린다면 1년에 1250ℓ의 휘발유가 필요하다. 에탄올 연료로 환산하면 1730ℓ 정도다. 100만 대의 자동차를 가진 도시를 기준으로 요구되는 17억3000만ℓ의 에탄올을 생산하려면 서울 면적의 75%에 해당하는 4만5000㏊의 땅이 필요하다. 이런 농지가 가능한 곳은 미국.인도.브라질.호주 등 땅이 넓은 나라밖에 없다.

하지만 이 국가들도 국제 곡물 가격이 점점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땅을 바이오 연료 생산에 돌리기가 힘든 실정이다. 파푸아뉴기니 같은 미개발 국가들이 바이오 연료 생산지로 떠오르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포트모르즈비(파푸아뉴기니)=이철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