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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화백의 세계건축문화재 펜화 기행] 경주 불국사 석가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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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종이에 먹펜, 41×58㎝, 2012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탑을 손꼽으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불국사 다보탑과 석가탑을 꼽습니다. 다보탑은 화려한 모습으로 여성적이고, 석가탑은 절제된 단순미로 남성적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석가탑은 신라 3층 석탑의 대표작으로 국보 제21호입니다. 2008년 수리를 한 다보탑에 이어 석가탑도 전면 해체 수리에 들어갔습니다.

 신라 경덕왕 10년(751) 건립한 석가탑은 큰 지진을 겪기도 하고, 번개를 맞기도 합니다. 자연재해는 그렇다 치더라도 인간에 의해 피해를 보기도 합니다. 1966년 사리장엄구를 노린 도굴 미수로 탑의 일부가 깨지고 탑이 기울게 됩니다. 이를 수리하기 위해 탑을 들어 올리다 2층 지붕돌이 떨어지면서 먼저 내려놓았던 3층 탑신석을 훼손하는 대형 사고가 생깁니다. 이 수리 때 발견된 사리장엄구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됩니다. 이래저래 석가탑만큼 매스컴에 많이 오른 문화재가 없을 것입니다.

 2010년 12월 안전점검에서 석가탑에 균열이 생기고, 틈이 벌어지는 등 심각한 훼손이 드러났습니다. 문제된 부분이 많아 몽땅 해체하여 수리하기로 했습니다. 고려 정종 4년(1038) 큰 수리 이후에 약 1000년 만에 이루어지는 ‘금세기 최대의 수리’ 입니다.

 2014년 완료할 예정입니다만 탑 밑에서 유물이 발견되면 늦어질 수도 있답니다. 공사 중에는 철골로 만든 덧집을 뒤집어쓰게 됩니다. 아쉬운 마음에 공사가 완료된 모양을 펜화로 미리 그려 보았습니다.

김영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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