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스 의회 LG전자 지원예산금 놓고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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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웨일스 의회가 LG전자에 지원한 예산 2천1백만파운드(약 3백80억원)을 놓고 끌탕을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이번 일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웨일스 지역정부가 LG전자에 대해 이곳에 공장을 지을 경우 예산지원이라는 당근을 내걸었던 것이다.

이에 LG전자는 뉴포트에 종업원 4천4백명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약속했다. 가전부문이 2천명이었고, 반도체 부문이 2천4백명이었다.

그런데 97년말 한국이 외환위기에 빠지고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화급한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이른바 '빅딜정책' 에 따라 LG전자가 반도체 부문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에 넘기게 된 것이다.

LG전자는 모니터와 브라운관을 만드는 가전부품 공장은 완공했으나 현대전자가 인수한 반도체 공장건설 약속은 공중에 떠버린 것이다.

한국내 상황이야 어찌됐든 간에 웨일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LG가 예산만 받아 챙기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야당의원들은 지원했던 예산을 회수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일스 중소기업협회는 외자유치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이 꼴이 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웨일스 지역정부측은 지난 3년간 지연돼온 LG의 반도체 공장건설 계획이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고 있다. LG측도 반도체에서 손 뗀지 오래라며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말했다.

심상복 기자 sims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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