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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구경하러 가자” … 중국 관광객 늘어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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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 3일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 중국인 30여 명이 인솔자를 따라 도심 관광에 나섰다. 이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의류·구두·액세서리 등의 점포가 빼곡하게 들어선 상가 골목길을 돌아봤다. 이어 한 화장품 가게와 대구백화점에 들러 쇼핑을 했다. 화장품 세트와 손수건·스카프 등을 산 사람이 많았다. 이들은 “도시가 깨끗하고 아름다워 인상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구도 서울과 부산처럼 중국의 국경절 연휴(9월 30일∼10월 7일)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이 기간 200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대구를 다녀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00여 명보다 40% 이상 늘었다.

 20∼30명으로 구성된 중국인 관광단은 2~3일씩 대구에 머물며 동성로와 팔공산 동화사의 국제선체험관, 방짜유기박물관, 허브힐즈 등을 방문했다. 선체험관에서 참선을, 허브힐즈에서는 향기 나는 양초를 만들어 보는 등 체험 프로그램도 즐겼다. 이들은 모두 서울과 부산을 통해 입국했다. 두 지역을 관광한 뒤 대구를 방문했다. 시는 국경절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공을 들였다. 지난달 초 서울의 중국 관광객 유치 여행사 13곳을 찾아 대구 지역을 관광 코스에 넣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른바 여행사를 대상으로 ‘세일즈 콜’ 마케팅을 한 것이다.

 대구시 안중보 중국관광객유치단장은 “대구가 내륙 도시인 데다 공항이 활성화되지 않아 중국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지만 수학여행단과 노인관광단 유치 등 틈새시장을 공략해 연말까지 5만 명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에도 중국 관광객이 몰렸다.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중국·일본의 영토 분쟁에 따라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이 적지 않아서다. 지난 6일 부산 영도구 동삼동 부산 국제크루즈터미널. 7만t급의 크루즈선인 레전드호에서 1800여 명의 중국 관광객들이 내려 관광버스에 올라탔다. 이 배는 4일 중국 상하이를 출발해 6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기항한 뒤 제주를 거쳐 8일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일본 관광을 거부해 부산으로 경유지를 바꿨다. 오는 29일에도 1200여 명의 중국 관광객을 태운 레전드호가 한 차례 더 부산에 들른다. 지난달 28일에는 중국인 관광객 2400여 명을 태운 아시아 최대 크루즈선 보이저호(13만7000t급)가 마찬가지 이유로 일본으로 가던 뱃머리를 부산으로 돌렸다. 4000여 명이 탄 7만5000t급 코스타호도 12일과 30일 부산항에 들어온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부산 해운대의 신세계나 롯데백화점 면세점, 자갈치·국제시장, 용두산, 범어사, 경주 등을 하루 동안 관광한 뒤 돌아간다. 코스타호 한국총대리점인 동방선박의 최희곤 부장은 “중국 관광객의 경우 큰손들이 많아 면세점 등에서 수천만원씩 물건을 사는 경우도 많다”면서 “크루즈선이 한 차례 들어올 때마다 수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홍권삼·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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