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칼슘약 신장병환자 심장질환 방지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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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이 함유돼 있지 않은 약이 신장투석 환자들을 심장질환의 위험에서 보호해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26일 빈에서 열린 유럽 투석ㆍ이식협회 주최의 한 회의에서 소개됐다.

신장투석 환자용 무(無)칼슘 약은 미국 보스턴의 겐자임사가 개발해 약 3년 전부터 환자들에게 사용돼온 리너젤(Renagel). 연구결과 보고에 따르면, 칼슘 함유 약을 복용한 신장투석 환자들은 동맥경화가 25%가 더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 무칼슘약 복용 환자들은 동맥경화로 진행된 경우가 전혀 없었다.

신장병 환자의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정상인의 심장질환 사망 가능성보다 무려 20배나 높아 신장투석 환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으뜸 원인은 신장이 아니라 심장질환인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장병 환자의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높이는 부분적인 원인으로 대부분의 신장병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에 포함된 칼슘을 들고 칼슘이 동맥을경화(硬化)시켜 위험을 초래한다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너젤 복용 환자들의 경우 동맥경화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는 이 약을 복용하는 것이 더 나은 치료법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지만 유(有)칼슘 약이 신장병 환자의 심장질환을 유발하는 유일한 원인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즉 많은 신장병 환자들은 더 나은 식이요법을 엄격하게 지켜 유칼슘 약의 복용량을 줄임으로써 심장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장에 병이 들면 유제품과 같은 식품에서 나오는 인을 처리하지 못해 환자들이인 함유 식품을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신장이 인을 흡수해 분해하는 데 필요한 칼슘함유 약도 더 많이 복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신장병 환자들이 부딪히는 심장 관련 문제는 혈관 내의 칼슘 축적 뿐만이 아니어서 과도하게 높은 콜레스테롤치와 호모시스테인(심장마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아미노산의 일종)치 때문에 사망하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리너젤이 지금까지 개발된 유일한 인 억제제로 유익한 약이기는 하지만 환자들의 복용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겐자임사는 현재 미국에서 8만명, 유럽에서 1만명이 이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런던 임페리얼 의과대학의 신장 전문가인 제러미 레비 박사는 "약 5분의1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복부 팽만과 통증 등으로 복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하루분에 12달러나돼 몇 센트에 불과한 유칼슘약 값에 비해 엄청나게 비싼 것도 이 약의사용을 제한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런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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