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해외로 시야 넓힐 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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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로버트 팰런(사진) 전 외환은행장은 국내 은행들이 해외로 시야을 넓혀야 하며 은행간 상품 및 서비스도 차별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1월 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외환은행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팰런 전 행장은 2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은행들의 경영 성과는 각 은행이 자기만의 색깔을 확실히 갖출 때 나타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에서 보낸 지난 1년은 30년 가까운 은행원의 삶 가운데 가장 재미있게 일했던 시기였다"며 "한국 기업에 대한 매력을 충분히 느끼고 보완해야 할 점들도 파악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고 말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은행간 경쟁과 관련, 팰런 의장은 "은행간 경쟁은 참여자간 절대 우위를 가리는 땅따먹기가 아니라 비교우위를 가리는 것"이라며 "같은 신용대출 상품이라도 은행마다 특성이 다른 상품을 팔아야 모두 나름의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계 은행의 한국 진출에 대해서도 "그들은 100여년 전부터 세계 각지에서 탄탄한 영업을 해오고 있다. 한국에서도 10~20년을 두고 장기적 차원에서 시장지배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국내 은행들도 한국의 1위에 머물지 말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팰런 의장은 최근 활동과 관련해 "은행 내부경영은 웨커 현 행장이 원활히 수행하고 있으므로 나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외환은행의 '홍보대사'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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