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 2등 2등 … 1등만 남았네, 허윤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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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경

“뭐에 홀린 듯 스윙이 빨라지면서 클럽이 열려 맞았어요. 아~, 그 순간….”

 지난 9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리조트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 17번 홀까지 유소연(22·한화)과 동타를 기록한 허윤경(22·현대스위스금융그룹)은 18번 홀(파5) 두 번째 샷을 OB 내면서 1타 차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허윤경은 “공이 맞는 순간 오른쪽으로 날아가는데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당시 눈물을 펑펑 쏟으며 대회장을 떠났던 허윤경. 그리고 3주의 시간이 지난 지금, 허윤경은 그날의 충격을 딛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허윤경은 한화금융 클래식 일주일 뒤 열린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에 이어 KDB 대우증권클래식까지 3주 연속 준우승(단독 2위)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소연이에게 졌을 때는 정말 속상했어요. 그때 상황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지만 긍정적으로 해석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참 많이 배운 경기였죠.”

 허윤경은 2008년 국가대표를 거쳐 2010년 KL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아직 우승이 없다. 2010년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김보배(24)와 연장전 끝에 패했고 지난해에는 허리 부상으로 부진했다. 1, 2라운드 때 잘 치다가도 후반으로 갈수록 미끄러지곤 했다.

 “너무 조급했어요. 첫 홀 보기를 하고 나가면 욕심을 내다가 무너졌죠. 8월 한국여자오픈 때는 3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 차였는데 마지막 날 80타를 치면서 38위까지 떨어진 적도 있어요. 하지만 한화금융 클래식이 보약이 됐죠.”

 현재 상금랭킹 2위(3억601만원)에 올라 있는 허윤경은 상금왕은 욕심나지 않는다고 했다. 허윤경은 “지금 최고의 목표는 생애 첫 승”이라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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