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라운지] 힐 전 대사 부인의 '특별한 굿바이 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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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트리샤 힐 전 주한 미국대사 부인이 정신지체 생활시설 ‘아름마을’ 원아를 껴안고 있다.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

19일 낮 12시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에 위치한 정신지체생활시설 '아름마을'. 18세 미만 정신지체아들의 자활을 돕고 있는 이곳 앞마당에서 피크닉 파티가 벌어졌다.

퍼트리샤 힐 전 주한 미국대사 부인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서울아동복지후원회 주최의 어린이날 잔치다. 한진그룹에서 피아노.바이올린.플루트 연주자를 보내 분위기를 돋웠다. 원아 25명은 '곰 세 마리' '솜사탕'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등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혜란 워싱턴 공보참사관 부인 등 미 대사관 직원 부인들이 햄버거.샐러드.음료 등 음식을 마련했다. 리언 러포트 한미연합사령관 부인 주디와 찰스 캠벨 미 8군 사령관 부인 다이앤은 직접 구운 케이크와 과자를 보내왔다. 서울아동복지후원회는 이날 아름마을을 운영하는 세종복지회(이사장 강일수)에 대형 냉장고 1대, 대형 냉동고 1대, 식탁, 의자, 담요 30장 등을 전달했다.

청바지 차림의 힐 여사는 원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소 늦었지만 내가 한국을 떠나기 전 우리 '아기'들을 위해 어린이날 잔치를 열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인들의 자선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사실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대사는 지난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차관보로 임명돼 한국을 떠났다. 힐 여사는 대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딸의 학기가 끝나는 다음달 이후 미국으로 간다.

1953년 생긴 여성봉사단체인 서울아동복지후원회(회장 송원자)는 미국 회원 12명, 한국 회원 12명, 명예회장 2명으로 이뤄져 있다. 미국 회원들은 주로 대사관 직원이나 기업인의 부인이다. 한국 회원은 고 김상협 고려대 총장 부인 김인숙 여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해마다 수차례의 바자를 열어 그 수익금으로 펄벅재단.라파엘 어린이집.교남 소망의 집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첫 인연을 맺은 아름마을에는 지금까지 네 차례의 방문을 통해 복도에 핸드레일을 설치했고 앉아서 샤워할 수 있는 시설 등을 지원했다.

글=기선민
사진=변선구 기자

*** 바로잡습니다

5월 20일자 8면 '힐 전 대사 부인의 특별한 굿바이 잔치'에서 리언 러포트 한미연합사령관 부인과 찰스 캠벨 미8군사령관 부인 이름이 서로 바뀌었으므로 바로잡습니다. 러포트 사령관 부인은 주디, 캠벨 사령관 부인이 다이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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