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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필요 없는 가출소녀 쉼터 생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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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서울시내에는 성매매·성폭행 등의 피해를 본 가출 소녀를 위한 ‘쉼터’ 5곳이 있다. 하지만 이곳에 머물기 위해서는 신원조회를 거쳐야 하고 부모와 연락을 취해야 하는 절차도 있어 가출 소녀들이 입소를 꺼리는 사례가 많았다.

 서울시가 기존 쉼터와 달리 사전 예약이나 보호자 연락 등이 필요 없는 가출소녀보호시설인 ‘드롭인센터(drop-in center)’를 운영키로 했다. 또 이들을 위한 전용건강지원센터와 일자리지원센터도 마련한다. 서울시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출청소녀 성매매방지 특별대책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24일 중구 신당역 부근에서 문을 여는 ‘드롭인센터’는 24시간 운영되며 식사와 의료서비스, 그리고 성매매 예방교육 등이 제공된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가출 소녀들이 별 부담 없이 필요할 때 찾아와 우선 말문을 열고 상담을 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이곳에서 변호사·의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 법률·의료지원 상담도 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마포구 서교동에 전용 건강지원센터와 일자리지원센터가 마련된다. 건강지원센터에서는 노숙으로 인한 피부질환, 성매매 때문에 생긴 성병·임신 등을 검진하고 상담을 한다. 일자리지원센터는 병원·어린이집·미용실 등 100여 개 업체와 협약을 맺고 인턴십을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청소년 밀집지역 3곳에서만 하던 성매매 단속을 내년부터는 시내 전역으로 확대키로 했다. 또 성매매 피해 소녀가 경찰 수사를 받을 때 전문 상담원을 배치해 쉼터 생활과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조 실장은 “가출 소녀에게 머무를 곳을 지원하고 교육·취업과 연계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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