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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높고 캠핑에 적합 … SUV 시장서 5인승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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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직장인 장상민(37)씨는 지난 7월 현대자동차의 신형 싼타페 5인승 차량을 구입했다. 그는 적어도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다섯 살 난 아들, 아내와 함께 캠핑을 즐기는 캠핑족. 그래서 애초부터 세단은 제쳐놓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만 찾았다. 주변엔 7인승 SUV를 타는 이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단 세 식구에 의자가 그렇게 많을 필요가 없었다. 장씨는 “똑같은 차체에 좌석 한 줄이 줄어드는 만큼 짐을 더 많이 실을 수 있는 데다 차값도 50만원가량 저렴해 5인승 SUV를 택했다”고 말했다.

 7인승이 대세이던 SUV 시장에서 5인승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5인승은 7인승 맨 뒷줄 좌석을 떼어내 적재 공간을 넓힌 것. 장씨 같은 캠핑족뿐 아니라 자녀들을 학원에 데리고 다니는 주부들 역시 7인승에 비해 값이 싸고 연비까지 높은 5인승을 선호하는 추세다. 축구 교실 같은 각종 활동에 자녀를 데리고 다니며 참여시키는 ‘사커 맘(soccer mom)’들이다. 학교 가방, 학원 교재에 운동복과 용구까지 싣고 다니려고 적재 공간이 넉넉한 5인승 SUV를 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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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승에 도전 … 약진 두드러져
차량 가격도 50만원가량 저렴 지난달 싼타페 판매 비중 4배로

 23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된 신형 싼타페 중 5인승의 비중은 37.8%였다. 올 5월 9.8%에서 네 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싼타페는 아예 5인승 모델이 없었으나 갈수록 희망하는 소비자가 많아짐에 따라 5월에 5인승 신모델을 내놨다.

현대차 관계자는 “야외활동이 많은 북미 지역에서는 싼타페가 5인승이 기본 모델로 나간다”며 “국내에서도 캠핑족이 꾸준히 늘어나는 등 라이프스타일이 북미 지역과 닮아가는 점에서 착안해 5인승 SUV 라인업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7월에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SUV 차량 뉴쏘렌토 역시 5인승 비율이 33%대를 기록 중이다. 한국GM은 최근 SUV인 캡티바 2.2L 모델에 5인승을 추가했다. 업계에서는 “저출산 때문에 5인 가족도 흔치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자동차 회사들이 최근 들어 5인승 모델을 줄줄이 내놓는 것은 오히려 뒤늦은 감이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쌍용차는 올 1월 코란도스포츠를 출시하며 오토캠핑 같은 레저활동에 최적화된 모델이란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코란도스포츠는 출시 이후 월평균 1800여 대씩 팔려 나가 8월 말까지 1만4470대의 누적판매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액티언스포츠의 판매실적보다 84%가 더 팔린 것이다. 쌍용차 차기웅 차장은 “자체 조사 결과 액티언 스포츠는 ‘트럭 같다’는 소비자가 전체의 21%였지만 코란도스포츠는 그 수치가 3%로 줄었다”고 소개했다.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한 셈이다.

 캠핑에 더 적합하게 차 구조를 바꾼 경우도 있다. 기아차는 카니발R(9인승)에 기차처럼 의자를 뒤로 돌릴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둘째 줄 시트를 180도 회전시켜 3열 시트와 마주보며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캠핑 여행을 가면서 대화를 나누게끔 한 것이다. 르노삼성의 QM5는 ‘클램셸 테일게이트(위 아래로 열리는 2단 트렁크 문)’를 적용했다. 트렁크 문을 열어 놓으면 간이 테이블로 쓸 수 있다.

 캠핑 대목인 가을을 앞두고 캠핑용품 업체와 연계한 마케팅도 하고 있다. 콜맨과 기아자동차는 다음 달 6~7일과 13~14일에 ‘파이팅! 샐러리맨 캠핑촌’ 이벤트를 열고 텐트와 각종 야외 조리도구를 무상으로 대여해 준다. 기아차 홈페이지 응모를 통해 기아차 보유 직장인 중 총 100팀(팀당 4명~8명)을 골라 체험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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