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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개발 함께, 성과도 공유 … 동반성장으로 윈-윈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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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지난 7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벤처기업과 동반성장을 꾀하는 ‘제3회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를 열었다. 정준양(오른쪽) 포스코 회장이 3D(3차원) 디지털 콘텐트 업체인 오렌지큐브의 부스를 찾아 설명을 들은 뒤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

현대자동차그룹은 올 추석을 앞두고 2000여 1차 협력업체들에 물품 대금 6700억원을 조기 지급한다. 추석 상여금 등으로 가중되는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려는 목적이다. 현대차그룹은 납품 대금을 미리 받은 1차 협력사가 2, 3차 협력사에 미리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경기가 어렵지만 모든 협력사 직원이 즐거운 추석을 보내고, 또 추석 경기를 일으키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조치는 동반성장·공생발전 노력의 하나다. 기업들이 원하는 동반성장의 방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윈-윈(Win-Win)’하는 구도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이 추진하는 동반성장이나 경제민주화 이슈를 보면 대기업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루즈(Lose)-루즈(Lose)’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기업이 성장을 못한다면 협력 중기 역시 성장이 불가능해진다”며 “대기업을 억누르기보다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윈-윈’ 게임이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동반성장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이런 점에 맞춰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그룹 전체의 경쟁력 강화의 한 축으로 보고 협력업체의 우수 인재 채용을 돕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7월 전경련과 공동으로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 등 11개 삼성계열사의 130개 협력사가 참여하는 ‘삼성그룹·전경련,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사 채용한마당’을 열었다. 청년뿐 아니라 장년층도 모두 포함하는 채용 이벤트로서 연구개발직·사무관리직·생산·품질 분야 등 총 1300명의 인재 채용에 나섰다. 삼성은 또 최근 열린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식에서 연구개발(R&D)비를 포함, 총 7707억원을 협력사에 지원하겠다고 선포했다. 1차 협력업체들에 납품을 하는 2차 협력사 지원 실천방안까지 마련했다. 2차 협력사와 동반성장 노력을 잘하는 업체들에 삼성이 각종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9월 남양연구소에서 진행한 ‘연구개발(R&D) 협력사 테크데이’. [사진 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는 ‘R&D 기술지원단’과 ‘게스트 엔지니어링’처럼 부품 협력사들의 기술개발을 돕는 제도를 갖고 있다. R&D 기술지원단은 지난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협력사로 직접 찾아가 설계·해석·시험 등 R&D 활동을 함께 하는 한편 소규모 부품사에서 독자 진행하기 어려운 시험이나 평가를 돕고 기술 교육도 해준다. 총 300여 명으로 구성된 기술지원단은 전원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전문 R&D 인력들로 짜여졌다.

게스트 엔지니어링 제도는 현대기아차 연구소에 협력사 R&D 인력을 초청해 함께 개발을 하는 것이다. 신차 설계단계부터 협력사들이 참여한다. 이렇게하면 협력사들은 신차에 꼭맞는 완벽한 부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고, 차량 개발기간은 줄어든다. 부품의 질이 오르니 신차까지 덩달아 품질이 높아진다. 그야말로 윈-윈하는 협력제도인 셈이다.

LG그룹은 협력사에 R&D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공동 개발을 통한 각종 장비·부품 국산화를 동반성장의 큰 축으로 삼고 있다. 또 과거 계열사들이 했던 사업을 점차 협력사들에 개방하고 있다. 사내 전산시스템 구축이나 광고·건설 쪽에서 특별히 보안이 필요하다거나 보안 설비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다른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확대하는 중이다.

포스코의 동반성장 대표 브랜드는 ‘성과공유제’다. 포스코는 지난 7월 독자적으로 성과공유 운영체계인 ‘포커스(FOCUS)’를 제정, 기업 동반성장의 표준모델로 삼았다. ‘포커스’는 협력중소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열린 혁신과 협업을 추구하며, 성공한 과제를 다른 공장 설비 등에 적용해 공정을 향상하고, 성과를 함께 공유한다는 내용이다. 포스코는 성과공유제에 따라 모두 1600억원을 협력사에 나눠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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