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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로컬푸드를 대형 마트에 공급하면 인지도 높아져 농가소득 안정 기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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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이정희
아산시 농업기술센터
마케팅 팀장

7월 12일은 아산시 농정분야의 새로운 역사가 이뤄진 날이었다. 아산시와 이마트 경기충청권역(담당)과 MOU(업무협약)를 체결한 날이었다. 언론에도 수 차례 보도됐듯이 유통업자들이 농산물을 대형마트에 입점시키기란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렵다고 한다. 아산시에서 생산되는 로컬푸드 농산물은 약 200여 품목에 이른다. 이 많은 농산물을 농협계통이나 도소매유통업자, 재래시장, 자가소비, 친인척 간을 통해 소비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가격을 받고 연중 정기적으로 구매계약을 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아산시가 농산물을 구매토록 협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고무적인 현상이다.

혹자는 대형마트와의 협약만 있고 소상인이나 재래시장에 대한 지원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겠지만 농산물 유통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우선적으로 거래망을 진단하고 구매를 통해 물류계획을 수립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대형마트의 입점을 통해 우리 농산물에 대한 대외 인지도를 높이고 이로 인해 단가를 맞추고 상품의 선호도와 충성도를 제공받게 된다.

  최근 유통업계의 추세는 좋은 상품을 얼마나 많이 일정하게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소비자가 왕이라면 생산자는 고객의 호주머니를 열게 해야 할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대형마트 유통거래는 그만큼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이마트와 구매계약을 성공시킨 사례를 살펴보면 아산의 대표 농산물인 아산맑은쌀을 연간 2~3억원에서 최대 6억원으로 확대했다. 아산배는 30억원에서 80억원으로 늘렸다. 새송이버섯은 2억원에서 5억원으로 늘렸다. 이밖에 양파와 쪽파, 오이 등 총 102억원의 구매를 확대키로 했다. 이는 2011년 대비 300%이며, 2012년 상반기대비 500%, 금액으로는 70억원이 늘어난 결과다. 단순히 구매확대를 위한 마케팅이 아니라 품목별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쌀과 배는 이미 구매계약을 했다. 새송이버섯을 비롯한 타 품목은 연내 구매토록 현지조사를 남겨두고 있다.

이마트와의 구매계약 뿐만 아니라 로컬푸드 농산물에 대한 정보교환과 식품관련 세미나와 교육, 기술교류, 학교급식 식자재에 대한 정보교환, 판매촉진을 위한 판촉(이벤트)행사를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협약체결은 복기왕 아산시장의 로컬푸드 동반성장의 의지가 담겨있다. 아산시에서는 대형마트 외에도 소상인과 재래시장 활성화를 기하기 위해 로컬푸드 차원에서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로컬푸드 고령세대를 위해 새벽시장 장터를 구상하는 등 농업인이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 판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마케팅을 통해 다양한 소비처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다. 아직 친환경인증을 받지 않은 소규모 농가들이 상업화 할 수 있도록 자체 인증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가 돼 유통망을 확보해 나가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농민을 위한 모든 계획들이 성공으로 연결되고 아산 지역 농산물에 대한 판로개척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마케팅부서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이정희 아산시 농업기술센터 마케팅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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