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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총애 받던 女의원, 안철수 캠프에 전력 합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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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안철수, 박정희 묘역 참배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20일 서울 국립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추모비를 살펴보고 있다. 안 후보는 현충탑에서 호국영령에게 분향한 뒤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 박태준 전 총리,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오종택 기자]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캠프의 윤곽이 드러났다. 20일 박선숙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 탈당해 캠프 총괄역에 임명됐다. 캠프 총괄은 일종의 ‘선대본부장’이다. 후보 비서실장, 정무·정책·상황팀장급 인선도 마무리됐다. 그러나 현역의원들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공직 경험이 있는 인사들도 많지 않다.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다만 안 후보 측은 인력도 조직도 없이 ‘개문발차’(開門發車·차문을 열고 출발)한 상태라 인력충원 작업은 그때그때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전 의원의 캠프 합류는 전격적이었다. 이날 오전 안 후보의 서울 국립현충원 참배 일정에 박 전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공개됐다. 그는 “안 후보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진정성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국민의 호출에 응답해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고 결심하면 함께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받았던 인사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첫 여성 청와대 대변인도 맡았다. 노무현 정부 땐 환경부 차관을 지냈다. 18대 국회의원 시절엔 4·11총선 직전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 협상 실무를 맡았고, 한명숙 대표 시절 당 사무총장도 지냈다. 이런 경력 덕분에 향후 단일화 국면에서 민주당과 안 후보를 이어주는 ‘브리지’ 역할을 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당 안팎에선 예견했다는 반응도 있다. 그는 19대 총선에 불출마했다. 총선 불출마 이후 당내 여러 대선 경선후보 측에서 영입에 나섰지만 그때마다 “지금은 쉬고 싶다”며 고사했다. 안 후보 측에 합류할 것을 진작부터 결심했었던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정치컨설턴트인 김윤재 미국 변호사의 합류도 눈에 띈다. 김 변호사는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후보 캠프에서 TV토론 대책팀에서 일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선거전략을 짠 경험이 있다.

특히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의 전략을 총괄한 전략통이다. 이 밖에도 안 후보 측은 비서실장에 민변 출신의 조광희 변호사, 공동대변인에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 정연순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숙현 안랩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은 부대변인에 인선됐다. 공식 발표는 안 됐지만 안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대응을 전담했던 금태섭 변호사는 상황실장에 내정됐다. 혼성 듀엣 투투의 여성멤버였던 황혜영씨의 남편인 김경록 전 민주당 부대변인(정무팀장), 허영 전 강원도지사 비서실장(수행팀장)도 팀장급 역할을 맡기로 했다.

 안철수 캠프엔 김근태 전 민주당 고문의 측근 인사들과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팀이 여럿 포진한 게 특징이다. 박 전 의원과 유민영 대변인은 모두 김 전 고문 밑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도왔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많은 이들이 앞으로 합류하기로 돼 있다. 새로 오겠다는 분들도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지만 ‘대어급’ 인사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박 전 의원의 탈당에 당혹스러워했지만 “현역 의원의 이탈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원보·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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