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 출마하기로" 박원순 "꼭 민주당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안철수(左), 박원순(右)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13일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단독회동에서 대선 출마 결심을 밝혔다. 이런 사실은 박 시장이 회동 직후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에게 대화 내용을 전달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안 원장은 이날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시장 집무실을 찾아 박 시장에게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이제는 대선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에 박 시장은 이 대표에게 안 원장과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안 원장이 대선 출마 결심을 확실히 굳혔고 야권 단일후보가 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이 대표에게 “안 원장이 출마 문제를 놓고 이런저런 조언을 구하기에 ‘나도 무소속 신분으로 서울시장 선거를 치렀더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대선후보가 된다면 꼭 민주당에 입당해서 선거를 치르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는 말도 했다. 이에 대해 안 원장은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박 시장은 회동 후 언론에는 “정치적인 얘기는 일부러라도 나누지 않았다”고 했었고,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서울시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고만 했었다.

 안 원장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자신의 후보직 양보로 범야권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박 시장에게 대선 출마 의사를 전달한 다음 날인 14일 광주의 국립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어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17일 “안 원장이 19일 오후 3시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발표했다.

 유 대변인은 “그간 (대선 출마에 관한) 의견을 들어온 과정과 판단을 국민께 설명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 원장은 지난 11일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이 끝나는 며칠 내에 대선 출마에 대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었다.

 안 원장이 19일을 선택한 것은 경쟁 상대이면서도 연대 대상인 문재인 후보가 16일 선출된 만큼 이틀 정도 시간 여유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이 자리에서 대선 출마 선언과 함께 ‘안철수 캠프’에 참여할 인사들을 일부 참석시킨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이 열리는 구세군아트홀은 총 540석 규모로 주로 문화예술공연 장으로 사용돼왔다. 안 원장 측은 기자회견과 관련한 공지사항을 알리기 위해 페이스북에 알림 페이지(http://www.facebook.com/ahnspeaker)도 열기로 했다.

양원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