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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설 떠난 지 벌써 1년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88호 26면

저자: 최준서 출판사: 한스미디어 가격: 각 1만2000원

“2011년 9월 7일과 9월 14일. 그 일주일 사이에 한국 야구는 가장 위대한 타자와 투수를 잃었다. 우리 야구가 장효조와 최동원을 떠나보낸 그 9월의 일주일은 그저 허망하고 덧없는 ‘이별의 상징’이었다.”(이태일 NC 다이노스 대표)

프로야구 레전드 시리즈『타격의 달인 장효조』『불멸의 철완 최동원』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다고? 아니다. 통산 타율 3할3푼1리를 자랑하던 장효조(1956~2011)와 한국 최고의 투수 최동원(1958~2011)은 여전히 우리들 마음속 ‘명예의 전당’에서 뛰고 있다.

한국 야구를 빛내던 이름 두 개가 우리 곁에서 사라진 지 어느새 1년. 이를 기리는 마음이 두 권의 책으로 나왔다. 프로야구 레전드 시리즈 『타격의 달인 장효조』『불멸의 철완 최동원』(이상 한스미디어)이다. 2000년대 스포츠 웹진 ‘후추닷컴’의 발행인이었던 최준서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전임교수가 당시 후추닷컴 명예의 전당 코너에 실렸던 원고를 기반으로 정리했다.

책은 선수들의 일대기와 12년 전의 와이드 인터뷰,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임호균 투수가 두 사람을 회고하는 글이 공통적으로 실려 있다. 하지만 한국 야구의 역사를 만들어 갔던 두 선수의 이야기 조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너무 많아서 이 책만으로는 그 방대한 퍼즐을 쉽사리 완성시키기 어렵다.
그럼에도 전성기 시절 두 선수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들은 반갑다. 전국의 야구장을 누비며 현장을 렌즈에 담아온 주간야구 장원우 기자가 이들의 생생한 눈빛을 다시 살려낸 덕분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작고 볼품없는 ‘평범한 후보 선수’가 ‘천재 타자’가 되기까지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을지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장효조에게 연습이나 훈련은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였고, 그런 그가 보기에 후배들은 “일일이 책을 찾지 않고 컴퓨터 버튼만 눌러 쉽게 정보를 찾으려는” 신세대였다. “어느 분야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모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겠지만, 운동선수들은 다른 분야에 비해 노력의 과정 자체가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외국에서 유명한 운동선수들을 그 나라의 국가원수 이상으로 대우하는 것도 그 사람의 지난 과거의 노력과 과정 같은 것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싶은 거죠.”(장효조, 133쪽)

부산 토성중 3학년 때부터 이미 돌풍을 일으켰던 최동원에 대해 저자는 “아마추어 무대에서 경쟁의 대상을 찾을 수 없었던 ‘최고’의 실력이었고, 그는 ‘최고’에 걸맞은 대접을 받으려고 매번 몸부림쳤다. 그게 전부였다”고 말한다.

1984년 삼성과 롯데의 한국시리즈. 다섯 게임에 등판한 최동원이 4승1패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올렸던 것은 프로야구사의 명 장면으로 남아 있다. 저자는 그가 너무 잘났기에 모두 그를 괘씸해 했다고 말한다. 연세대도, 구단도, 부산 팬도, 대구 팬도, KBO도, 심지어 메이저리그에서 보기에도 그는 괘씸했다. 심지어 저자 역시 최동원이 괘씸하다고 말한다. “이제 유니폼을 입은 그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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