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투선수 김기수가 한국 첫 세계챔피언이 되고, 레슬링 선수 김일이 박치기로 국민을 열광케 하고, 통일주체국민회의가 박정희 대통령을 뽑은 곳. 서울 남산 기슭의 장충체육관이 전면적인 새 단장에 들어갔다. 1963년 2월 준공된 지 50년 만이다. 지름 80m로 한국의 첫 대공간 체육시설인 장충체육관은 내년 10월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다.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 기본 골격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지하공간을 확보해 면적을 30%가량 넓히고 기능도 복합 문화체육시설로 바꾼다. 장충체육관은 필리핀 엔지니어가 설계하고 시공했다는 이야기가 항간에 떠돌지만 사실이 아니다. 명동 성모병원, 종로 YMCA, 연세대 학생회관 등을 설계한 건축가 고 김정수씨가 디자인하고 건설부 장관을 지낸 고 최종완씨가 구조설계를 맡은 우리 건물이다. 사진은 돔 해체 작업을 내부에서 본 모습이다. 새 건물은 구중운(坵中雲), 즉 ‘산언덕에 자리 잡은 구름’을 형상화한다. 시각적 효과를 위해 돔 위에 플라스틱 봉을 촘촘히 박는다.
김일이 박치기 날리던 곳, 장충체육관 리모델링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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