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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우화 ‘집나귀와 산나귀’ 읽으며 선택과 비용 깨우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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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이솝 우화로 읽는
경제 이야기
서명수 지음, 이미디어그룹
247쪽, 1만2000원

이솝 우화는 정치적 수사에 영감을 준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솝 우화 ‘네 마리 황소와 사자’에 나오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을 즐겨 인용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도 ‘북풍과 해’에서 나왔다.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데에는 바람보다 햇볕이 효과적이라는 우화다.

 정치현실과 이솝 우화 속 동물의 세계를 공통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이성과 합리성, 이기심이다. 경제원리를 관통하는 것 또한 이성·합리성·이기심이다. 이솝 우화에서 경제원리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을 발견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이솝우화의 경제학’이다. ‘공부는 쏙쏙, 재미는 콕콕! 일상에서 써먹는 경제원리’라는 부제를 달았다. 저자는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편집장으로 일하는 등 20년 넘게 경제기사를 써왔다.

 저자는 핵심적인 경제 개념을 35개 이솝 우화를 예화로 들며 설명한다. ‘양치기 소년’, ‘여우와 신포도’ 같이 누구에게나 친숙한 이솝 우화에 감춰졌던 경제원리를 드러냈다. 복잡한 경제원리도 우화로 풀이하면 쉽다는 발상에서다.

 예컨대 선택과 비용은 ‘집나귀와 산나귀’, 완전경쟁과 불완전경쟁은 ‘토끼와 거북이’, 무임승차(free-riding)의 문제는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짝을 맺어 이해하면 간단하다.

 이 책을 읽을 것으로 예상되는 독자는 5, 6학년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들이다. 대학생이나 경제학 기초를 원점부터 다시 닦아보려는 직장인까지 유인할 만한 매력이 있다. 하버드대 그레고리 맨큐 교수가 쓴 대학 교재 『경제학(Principles of Economics)』에 나오는 ‘경제의 10대 원리’를 포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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