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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 부품업체 '삼익LMS' 심갑보 대표이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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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박사' .

30년 넘게 국내의 웬만한 기업 관련 세미나를 빼놓지 않고 쫓아다닌 한 원로 경영자를 주변에선 이렇게 부른다. 대구 성서공단의 자동화 부품업체인 삼익LMS(http://www.samicklms.co.kr)의 심갑보(沈甲輔.65.사진)대표이사 부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부친의 건설업체를 잠깐 맡았다가 이 회사 상무로 자리를 옮긴 1970년부터 유익하다 싶은 국내 단기연수와 연찬.조찬회는 거의 빠짐없이 찾아다녔다. 그동안 3천5백여번 참석했으니 한해에 1백번 꼴이다.

"젊은 나이에 회사 중역을 맡으니 모르는 게 너무 많아 겁이 났어요. 궁리 끝에 시작한 게 세미나 찾아다니기였는데 평생의 업이 돼 버렸지요. "

서울 양재동 서울사무소 자료실엔 그가 녹음한 강연 테이프가 3천개 넘게 있다. TV 특강이나 토론회의 녹화 테이프도 5백개가 넘는다. 임직원들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꺼내 틀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능률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의 정기 세미나는 20년 동안 한번도 안빠졌다.

그러다보니 유명인사들을 많이 알게 됐다. 진념 경제부총리나 김원길 보건복지부 장관 같은 정부 고위인사와 송병락.조동성.최종태.안병욱.송복.이어령씨 등 인기 강사들은 청중석 맨 앞줄에 자리잡기 일쑤인 그에게 강의 직전 눈인사를 보낼 정도였다.

"최고경영자가 공부를 게을리 하면 기업이 도태된다" 는 지론에 따라 세미나에서 배운 것을 경영에 접목해 덕을 봤다.

70년대 단순공구를 만들던 영세업체가 반도체장비.첨단 부품업체로 변신한 것, 1천5백여개 대리점과 외상거래를 하면서도 대손율을 0.2% 아래로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세미나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노사관계에 관심이 많아 96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 자문기구인 노사관계 개혁위원회에 경영계 대표로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노사정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 등 10개 가까운 노사 관련 기구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沈부회장은 요즘 면학도에서 명강사로 변신해 모교인 영남대 겸임교수(명예 정치학 박사)로 출강하는 등 기업.관청.대학 등을 누비고 있다. 전직 대통령.국무총리.장관.대학총장.대기업 총수 등 몸소 접한 유명인의 강의에서 질문하고 답변 들은 내용을 모아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홍승일 기자 hong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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