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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값·원화가치·주가 '트리플 강세'

중앙일보

입력

채권값.주가.원화가치가 함께 오르는 트리플 강세로 금융시장 선순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바닥을 헤매고 있지만 금융시장에는 이미 소규모 선순환이 시작될 조짐이다.

굿모닝증권의 홍춘욱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경기가 호전될 것이란 시장 참가자들의 낙관적인 입장이 실물경기에 한발 앞서 금융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고 말했다. 특히 부도 공포증이 엷어지면서 투자적격 기업 중 신용등급이 최하위인 BBB등급 기업들이 주가와 회사채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 트리플 강세〓경제의 발목을 잡던 신용경색이 풀리면서 지난해 상반기 이후 1년만에 트리플 강세가 다시 찾아들었다. 우선 혼미했던 채권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 5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6%대 초반까지 떨어지고 한동안 뭉칫돈의 이탈로 흔들리던 머니마켓펀드(MMF)에 지난주 1조1천7백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여기에다 단기금리와 장기금리의 격차도 서서히 벌어지고 있다. 단기금리보다 장기금리가 높아진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경기회복 가능성을 그만큼 밝게 본다는 뜻이고 자금 운용도 단기에서 중장기로 옮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 지난 4월 달러당 1천3백50원대에 걸쳐 있던 원화가치는 24일 현재 1천2백88원까지 올랐다.

종합주가지수는 한달 동안 27%가 올라 올해 최고치 627선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증권 백종일 금융팀장은 "금융시장이 악순환 고리에서 일단 벗어났다" 며 "현대.대우차 문제가 해결되고 기업상시퇴출제도가 자리잡으면 트리플 강세 현상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 이라고 말했다.

◇ BBB훈풍〓요즘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신용등급 BBB급 회사들의 약진이다. 오랫동안 소외돼온 이들 회사의 주식과 회사채는 최근 고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의 집중 매집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4월 10일 이후 신용등급 BBB+ 회사들의 주가는 38.3%가 뛰어올라 종합지수 상승률(27%)을 웃돌았다. BBB-등급 회사의 주가도 평균 34.18%가 상승했다.

한화증권 조덕현 시황분석팀 과장은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면서 업종대표주의 주가 상승이 주춤해진 반면 신용등급 BBB급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고 말했다.

채권시장에도 BBB등급 회사채의 인기가 살아나고 있다. BBB-회사채와 우량기업(신용등급 A-) 회사채의 금리차(신용스프레드)는 지난 3월말 5%포인트가 넘던 것이 최근 4.38%포인트까지 줄어 들었다.

그러나 동부증권 김성노 투자전략팀장은 "자금시장의 선순환이 뿌리를 내리려면 미국.일본의 경기 회복이 확인돼야 한다" 면서 "4분기 중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23조원에 달해 채권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정제원.하재식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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