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헬스코치] 원푸드 다이어트가 갖고 있는 두 가지 문제점은?

중앙일보

입력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어른들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보면 닭가슴살만 먹느라고 고생했다는 인터뷰기사를 종종 본다. 그럴 때마다 나는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그 분이 맞닥뜨리게 될 다이어트 종결후의 시나리오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닭가슴살이 고급단백질이기는 하지만 닭가슴살 위주의 다이어트는 어른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아이들에게는 독이 되기도 한다.

소아비만아동을 진료하다 보면 어머니가 원푸드 다이어트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는 것을 다반사로 볼 수 있다. 영양사 상담 중 어머니들이 자주 물어보는 질문중의 하나도 다음과 같다.
“선식만 먹여도 될까요?”, “후레이크는 어때요?”, “닭가슴살을 아이에게 먹여도 되나요?” 등등.

어머니들이 원푸드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짧은 시간에 감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더불어 측량하고 통제하기가 쉬울 것이라는 편의주의적 사고방식 때문이다. 소아비만치료에서 우리가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원칙중의 하나가 자라나는 소아청소년의 다이어트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아이가 살을 많이 뺐다고 하더라도 지속 가능하지 않은, 성장을 고려하지 않은 방법으로 감량했다면 만사도루묵이다.

원푸드 다이어트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 다이어트훈련기회의 박탈이다. 아이의 다이어트는 올바른 습관을 만드는 학습이자 훈련과정이다. 평생을 살아가는 아이의 삶을 고려한다면 다이어트기간 중에 아이에게 음식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본인능력을 함량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원푸드 다이어트는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함양의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므로 다이어트가 끝난 시점에도 아이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지 못한 채 타율적인 다이어트 결과물만 기억하고 있게 된다. 엄마의 통제권을 벗어나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이 닥치면 별 저항 없이 폭식이나 과식 과정으로 회귀하게 된다.

두 번째, 영양소의 불균형이다. 원푸드의 영양소가 잘 배합이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음식들에서 얻는 고급영양소의 균형에는 미치지 못해 아이는 성장의 최적 균형점을 놓치게 된다. 이미 두뇌와 몸이 다 성장한 성인의 경우에는 영양소의 불균형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지 몰라도 끊임없이 성장해야 할 아이에게는 치명타이다.

따라서 아이에게는 거대영양소가 6대 2대 2로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고, 미세영양소가 빠짐없이 배가된 식단이 제공되어야 한다(이하 622식단). 이러한 영양소와 칼로리의 균형은 한끼 식사에서 구현되어도 좋고, 하루의 식사를 통틀어 구현되어도 상관없다.

TIP. 영양소가 골고루 있는 622 식단이란?

622식단은 자라나는 성장기인 아동들의 체중감량, 키성장, 학습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다이어트의 기본철학이다. 즉, 탄수화물 ; 단백질 ; 지방의 비율을 6대 2대 2로 하자는 것이다. 탄수화물의 경우 혈당안정과 안정적인 기분을 위해 현미나 오곡밥같은 복합당질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탄산음료, 스낵이나 설탕이 주요성분인 단순당은 25g 이하로 제한되어야 한다.

단백질의 경우 동물성단백질은 주로 생선에서 얻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등어는 DHA가 풍부하여 뇌발전을 돕는다. 학습집중력을 높여주고 행복한 기분을 만들어주는 세로토닌의 주성분인 트립토판은 청어에서 얻을 수 있으며 비타민B6가 풍부한 연어는 뇌기능을 향상시킨다. 식물성단백질은 대두콩이나 두부에서 얻을 수 있다.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위주로 섭취해야 하므로 포화지방산 위주인 쇠기름 돼지기름 닭껍질 버터 등은 피하며 고등어(EPA), 가리비, 삼치 전갱이 꽁치 연어 참치와 올리브오일을 주로 섭취하도록 한다. 간식으로는 두뇌발달에 도움이 되는 호두나 잣 등의 견과류, 고혈압이나 나쁜 콜레스테롤 저하에 좋은 사과, 바나나 등이 추천된다.

칼슘은 하루 1g 이상 섭취하도록 하며 주요제공성분으로는 저지방고칼슘우유 멸치 뱅어포 등이 있다. 칼슘섭취를 돕고 세로토닌 생성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표고버섯 등을 통해 비타민 D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섬유질은 하루 30g 이상 섭취하도록 하며 양파 당근 부추 오이 메일 다시마 미역 애호박 등이 있다. 물은 하루 2리터 이상 섭취하도록 한다.

622 식단은 소아비만아동의 체중감량기간 동안에는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며 유지기간에는 다소 융통성있게 운용되어도 무방하다. 아이의 입맛이 바뀌어 있어 알아서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구별하고 분별력있게 젓가락을 운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칼럼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