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그림으로 보는 옛 생활상

중앙일보

입력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한 사이버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향후 등장하겠지만, 종이에 그려진 그림도 아직은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발휘한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풍속화 백가지〉(현암사)는 베틀, 물레, 도롱이,우물 청소, 박물장수, 기관총을 장착한 '스리쿼터'를 타고 다니던 경찰 등 일제와해방 후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그림 옆에는 물론 글도 실려 있다. 지은이의 어린 시절 체험을 바탕으로 쓰인글이어서 당시 상황이 눈으로 보는 듯 선하다.

"2차대전중에 우리 나라에도 미 공군의 B29가 두세대씩 8천m 상공으로 날아왔다.

그러나 큰 폭격을 한 일이 없었다. 그 당시 떠도는 말로는 흰옷을 입고 있으면 한국인인줄 알고 절대폭격을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45쪽, '공습경보') 그림들은 전통 민화화법으로 그려져 선의 경계가 분명하고 등장 인물들의 표정도 낯익다.

저자인 김만희(70)씨는 서울시 무형문화제 제18호 '민화장'이며 한국전통미술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올 10월에는 오스트리아 전시도 계획하고 있다.

현암사는 앞으로도 2천350점에 달하는 김씨 작품으로 일종의 그림사전을 편찬할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형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