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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학생교육문화원 ‘어린이 동화작가 교실’ 큰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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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어린이 동화작가 교실을 통해 세상에 하나뿐인 동화책을 완성했다.

충남학생교육문화원이 여름방학을 맞아 학생들의 감성과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 마련한 ‘어린이 동화작가’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열린 어린이 동화작가 교실은 매주 수, 금요일 주 2회, 오후 2시 30분부터 4시까지 3주간 총 6회에 걸쳐 진행됐다.

학생들의 풍부한 상상력을 자극하도록 꾸며진 동화작가 교실은 학생 스스로 그림을 그리고 오려붙인 뒤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동화책을 만드는 과정이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획일적인 독서 감상문이 아닌 자신만의 순수 창작동화로 완성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감을 키우고 책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일 수 있어 학부모들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또 학생들은 만화로 미니 책 만들기, 그림책과 팝업책 등 3개의 동화책을 완성해가며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이번 동화작가 교실을 통해 글쓰기가 재미있어 졌어요” 이번 교실에 참가한 천안 쌍용초등학교 2학년 홍석우군의 얘기다. 홍군은 평소 학교수업은 잘 따라 하는 편이지만 자기표현이 단조롭고 서툴러 일기나 독서록 쓰기를 유독 힘들어 했다. 그러나 동화작가 교실을 통해 평소 부족했던 독서록 쓰기에 자신감이 붙었다.

“글쓰기가 정말 싫었어요. 책 읽는 것도 싫었고요. 동화작가 교실도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하기만 했는데 수업이 진행될수록 점점 흥미가 생겼어요.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꾸며가면서 직접 동화책을 만든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어요. 동화책을 몇 권 만들고 나니 지금은 글쓰기가 전혀 두렵지 않아요. 이제는 책 읽는 것도 너무 재미있어요.”

다른 과제와는 달리 방학일기나 독서 감상문을 쓸 때 힘들어했던 홍군은 이제 오히려 글쓰기를 즐기고 있다. 특히 표현력에 있어 방법과 단어선택 영역이 훨씬 자유롭게 폭이 넓어져 글쓰기는 물론, 독서에도 점차 빠져들고 있다.

황선희 강사는 “생각하고 글을 쓰고 책을 직접 만들어 보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글쓰기에 대한 흥미와 창의력, 상상력, 사고력, 문장 표현력 등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며 “또한 창작에 대한 자신감도 생겨 작가에 대한 꿈을 키우는 학생들도 생겼다”고 말했다.

충남학생교육문화원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학생과 학부모,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교육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이번 동화작가 교실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만큼 더욱 확대 발전시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문의 문헌정보부 041-904-6833~6

  글·사진=조명옥 객원기자

[인터뷰] 황선희 어린이 동화작가 교실 강사
“아이들 이야기 좋아하는 점에 착안”

-이번 강의를 하게 된 동기는.

“10년 이상 충남의 각 도서관에서 학부모와 학생 대상 독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해왔다. 충남학생교육문화원 문화정보부의 직원들과 여름방학 때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할까 고민하던 중 ‘어린이 동화작가 교실’을 구상하게 됐다. 아이들은 이야기 세계를 좋아한다는 점을 살려 동화 쓰기를 해 보면 색다른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어떻게 변했나.

“보통 독서수업은 여자아이들이 많은데 이번에는 남자아이들이 많아 조금 걱정했다. 90분 수업인데 뜻밖에도 아이들이 열심히 참여했다. 이 수업을 통해 어린이들 스스로 자신의 장점을 찾는 것 같았다. 글씨는 빠르게 못쓰지만 동화는 재미있게 쓴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계속 쓰고, 창작하려는 노력으로 동화 한편씩을 완성하고 나서는 스스로 아주 뿌듯해 하며 자신감을 갖고 자랑했다.”

-강의하는 동안 인상에 남은 일은.

“한 아이가 가족들과 독도를 다녀왔는데 수업 시간에 독도를 지키는 장군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 모두 독도에 대한 이야기를 쓰겠다고 해서 갑자기 수업 내용을 변경했다. 아이들이 ‘안용복이 다시 돌아와서 독도를 지키는 이야기’, ‘독도를 일본이 뺏으려는 이유’에 대해 동화로 썼다. 아이들에게는 자생력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그 외에도 아이들이 글을 쓰다가 막히면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해서 글을 이어나가던 모습과 어머니들이 간식을 가져와 아이들 모두 맛있게 먹은 일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조명옥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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