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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새 총리 후보, 이시하라 급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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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일본함(艦)을 이끌 새 함장은 과연 누가 될까.

 일본의 새 총리는 11월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중의원 총선거에서 결정된다. 현재 분위기론 제1 야당인 자민당이 총선에서 승리, 3년 만에 재집권할 가능성이 크다. 26일 실시되는 자민당 총재선거가 사실상의 총리 선거로 여겨지고 있는 이유다.

 현역 의원 200표, 지방 당원이 300표를 행사하는 이번 자민당 총재선거의 판도는 대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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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임이 유력하던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67) 현 총재는 코너로 몰리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 회기(8일)까지 국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으로 몰고 갈 것”이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까닭이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에게 속았다”는 당내 여론이 들끓고, 당 원로들까지 ‘다니가키 비난’에 가세하고 있다. 야당으로 전락한 뒤 가뜩이나 의기소침한 당내 파벌 총수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괘씸죄’까지 거론된다. 다니가키 총재가 속한 고가(古賀)파의 고가 마코토(古賀誠) 회장마저 “이번에는 젊은 사람을 과감하게 지지하겠다”고 등을 돌렸다. 이 때문에 다니가키는 아예 출마조차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는 보수 자민당 내에서 그나마 가장 한국을 잘 이해하는 정치인으로 꼽혀왔다.

 대신 급부상하고 있는 인물은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55) 간사장이다. 당내 여러 파벌과의 관계가 원만해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 등 원로그룹이 세게 밀고 있다. 게다가 ‘이시하라 브랜드’의 대중 인기가 워낙 높아 “다음 선거의 얼굴로 제격”이라고 보는 현역 의원들도 상당수다. 그의 부친은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79) 도쿄도지사, 삼촌은 일본인이 가장 사랑했던 국민배우이자 가수였던 유지로(裕次<90CE>·87년 사망)다. 정책 면에선 전형적인 보수 성향을 띠지만 “부친보다는 유연하고 합리적이다”는 평도 많다.

 이에 맞서는 게 ‘이시바 시게루(石破茂·55)-아베 신조(安倍晋三·58)’ 보수연합이다. 이시바 전 방위청 장관은 외교안보 분야의 전문가다. 당내 ‘영토에 관한 특명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지난해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의원 등의 ‘울릉도 방문 도발’을 막후에서 조종한 인물이다. 지역구가 시마네(島根) 인근 돗토리(鳥取)현이라 독도 영유권 문제에 강경한 입장이다. 다만 북한에 대한 단독제재에 반대하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반대하는 등 ‘실용적 강경파’로 분류된다. 지방조직을 잘 챙겨온 게 강점이다.

 대표적 우파 정치인인 아베 전 총리는 ‘하시모토 카드’를 들고 있다. “총선 뒤 대중적 인기가 높은 하시모토 도루(橋下徹·43) 오사카 시장 세력과 연립정권을 구성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젊은 우파로의 세대교체’를 내건다. 다만 2007년 건강문제로 갑자기 총리직을 내던진 데 대한 반감이 아직 큰 게 약점이다. 따라서 아베는 지지층이 겹치는 이시바와 각각 단독 출마한 뒤 표를 많이 얻는 쪽을 결선투표에서 지지하는 전략을 쓰려 한다.

 한국에 대해 가장 강경한 입장인 아베-하시모토 연합이 성사될 경우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이시바-이시하라-다니가키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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