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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집창촌 화재사건' 영화로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요즘 우리 나라 영화들이 아무런 뜻이 없고 보고 나면 뭘 봤는지 기억에 하나도 안 남아요. 영화 홍보에만 잔뜩 투자하기 때문일 겁니다. 최근 주된 경향인 코믹보다 낫고 삶에 대한 친근감이 간다는 점에서 평소 실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 구명철 감독

7월말 크랭크인 예정인 영화 ‘잔혹한 살인’(가제)을 통해 유영철 연쇄살인사건을 극화할 예정인 구명철 감독(사진). 그는 올해 시네마월드필름 제작사를 통해 ‘잔혹한 살인’을 포함해 실화에 기초한 영화 총 3편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 감독은 “현재 전북 군산 지역을 배경으로 한 영화 두 편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0년 군산 대명동 화재사건을 영화화한 ‘갈잎의 노래’를 내달 27일 크랭크인해 오는 11월 개봉할 예정이다. 또 현재 소설가 김중태의 동명소설을 극화한 ‘꺽지’도 제작 중이다”라고 전했다.

‘갈잎의 노래’는 지난 2000년 9월19일 오전 군산 대명동 집창촌에서 발생한 화재로 성매매여성 5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을 되짚는다. 전북 김제시 만경읍을 주 촬영지로 택해 남편과 9살 딸을 둔 한 여성이 인신매매범에게 강제로 팔려 성매매 여성으로 살아가는 내용을 그릴 계획.

‘꺽지’는 한국전쟁 중 섬진강 근처 산골에서 태어나 부모를 잃고 집창촌에 팔려가 사생아를 낳는 등 불우한 생애를 실제로 살아간 여성을 모델로 한 작품이다. CF모델 김유진이 '꺽지'와 '갈잎의 노래' 주연을 맡았다.

구 감독은 "이 두 작품을 위해 전국 곳곳의 집창촌을 답사했다. 최근 우리 영화는 집창촌을 흥미 위주로만 제작하고 있는 데 대해 영화인으로서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비교적 무거운 소재지만 의미 있는 내용으로 담아내 국제적 영화제를 겨냥한 수작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24년간 방송 프로그램 및 CF를 제작해온 PD 출신으로 ‘갈잎의 노래’를 통해 영화판에 처음 발을 내딛는 구 감독의 이러한 시도가 충무로 영화판에 어떠한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정상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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