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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 Twin Peaks : Fire Walk With Me

중앙일보

입력

헐리우드 영화계의 최대 장점은 막대한 제작비, 최첨단의 영화기술 그리고 전세계로 뻗어있는 배급망으로 인해 모든 영화감독들의 선망이 되고 있다.

이와같은 지상낙원인 조건으로 인해 폴버호벤, 밀로스포먼, 베르나르도베르롤루치, 피터웨어 등이 외국출신 감독으로 미국시장에서 자신들의 숨은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추세에 반기를 들고 지나치게 상업화되는 미국영화계를 질타하면서 프랑스로 날아간 이가 데이비드 린치이다.

그는 고국을 떠나 예술가다운 품위를 지키기위해 늘 미국정서에 불란서 감각을 결합하여 영화작업을 추구하는 관계로 상업성은 염두에 두지 않는 장인기질을 갖고 있다.

이런 그의 스타일은 영화계에 컬트무비라는 용어를 탄생시키는데 신파역을 하기도 하였고, 화가수업을 받은 관계로 그의 영화는 늘상 수채화같은 색채감각이 일품인데 이는 '광란의 사랑'에서 여실히 보여준 바 있다.

그의 영화에서 또 하나의 특징으로 별스러운 사운드트랙의 묘미를 빼놓을 수 없다.

87년작인 '블루벨벳'에서는 라디오에서 시간을 알리는 소리를 나무가 쓰러질 때 나는 효과음으로 대체하거나 지면에서 거칠게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곤충들의 모습을 짙은 검은색 톤으로 보여주어 대사없이도 극의 흐름을 유추하게 해주고 있다.

린치 감독의 '트윈픽스'는 TV 시리즈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성원을 바탕으로 해서 92년에 주요 줄거리를 요약하여 영화로 선보인 것이다.

이 영화에서 음악을 맡은 안젤로바달라멘티는 혼돈과 좌절의 모습을 음악으로 전해주는데, 특히 프렌치혼을 주된 악기로 사용하여 극중 인물들의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이 악기는 날카로운 금속성 소리와 비음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어 공포분위기를 전해주는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연주곡과 보컬곡들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앨범에서 프렌치혼 이외에 연주곡마다 각기 다른 특정악기를 사용함으로써 극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데 특히 'Don't Do Anythung'에서는 실로폰을, 'The Pine Fllot'에서는 알토색스폰을, 'A Real Indication'에서는 탬버린을 통해 이 앨범의 진수를 느끼게 하고 있다.

이미 TV 시리즈의 사운드트랙 앨범에 수록된 'Falling'을 통해 영혼을 사로잡는 보컬을 선보여 극찬을 받은 바 있는 줄리크루즈의 독특한 음색을 다시 감상할 수 있는 곡 'Questions In a World Of Blue'와 원로 재즈싱어 지미스코트가 불러주는 'Sycamore Trees'등의 곡은 린치 감독이 직접 가사를 붙이고 바달라멘티가 피아노와 혼을 바탕으로 작곡한 것이다.

또한 이 앨범은 유럽을 위시로 전세계 15개국 이상에서 50만장 이상 팔려나간 드문 성공을 거둔 사운드트랙이기도 한데, 이런 열기로 바달라멘티는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성화음악을 작곡하는 명예도 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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