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지분 20~25% 해외 매각"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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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이 외국계 상업은행에 지분을 매각, 외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24일 "대외 신인도를 높이고 선진 금융기법을 도입하기 위해 하나은행 지분의 20~25%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외자를 유치할 계획" 이라며 "오는 10~11월께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金행장은 "협상은 상반기 중 부실요인을 털어낸 뒤 하나은행의 주가 움직임을 감안해 본격 진행할 것이며 외국계 투자펀드가 아닌 상업은행을 협상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그는 합병계획과 관련, "다른 은행과의 합병은 당분간 추진하지 않을 방침" 이라며 "현재로선 전략적 제휴를 통한 선진 금융기법 도입, 자기자본 확충, 업무 다각화를 통해 종합 금융그룹으로 발전시킬 계획" 이라고 말했다.

金행장은 이어 "4월 말까지 1천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며 올해 3천2백억원의 순이익을 낼 수 있을 것" 이라며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대출금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현재 25%에서 6월까지 35%로 높이는 등 자산 건전화 작업을 통해 외자유치를 하기 전에 대외 신인도를 높이겠다" 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또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시대에 대비, 대주주인 독일 알리안츠가 갖고 있는 국내 프랑스생명의 지분 50%를 알리안츠로부터 인수해 보험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외국계 상업은행으로부터 외자를 유치할 경우 알리안츠와는 투신운용과 보험 분야에서만 제휴하고 알리안츠가 보유한 하나은행 지분(12.46%)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한미은행과의 합병이 무산된 뒤 올 3월 알리안츠와 50대50의 비율로 합작,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을 설립하는 등 독자 종합금융그룹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철근 기자 jcom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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