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환율변수 새 긍정적 요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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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증시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엔화 강세의 영향으로 24일 한율은 내림세를 지속, 3시 15분 현재 달러당 1280.5원을 나타냈다. 이는 전날보다 4.5원떨어진 것. 지난 3일 1300원대가 깨진 이후 20일만에 1280원 밑으로 떨어질 조짐까지 보일 정도다. 이같은 원화 강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게 외환 시장 관계자들의 일반적 견해다.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시장은 잘 돌아가게 마련이다. 우선은 환차익을 노린 외화 유입이 지속된다는 것. 이는 시중의 유동성을 중대시키고 금리하락과 주가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주식시장은 시가 총액 기준 30% 이상을 외국인의 장악하고 있다. 국내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심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따라서 환율의 흐름은 투자심리에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외국인의 투자리스크가 줄어든다면 한국에 대한 관심도 커지게 마련인 것.

국제금융센터 김경엽 박사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환차익과 투자수익을 동시에 노리는 전략구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원화가치의 상승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진단고 있다. 특히 그는 "원화가치의 상승이 엔화 강세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에 중국 위안화의 절하 우려와 동남 아시아의 외환불안을 해소시킬 수 있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수출이다. 원칙적으로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은 불리하다. 기뜩이나 수출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라 우려감은 높다. 하지만 엔 강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도 엔화의 추이에 따라 원화환율이 연동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출기업에 그리 불리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24일 시장에서 외국인은 7백76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근 강한 순매수에 따른 반작용 때문이다. 반면 기관은 전날 6백63억원 순매수 이날 1천억원 가까이 순매수를 기록했다. 모처럼 기관 투자가가 '사자' 세가 이어진 것. 이같은 흐름이 외국인 투자가의 '사자' 와 어우러질 경우 강한 상승세로 나타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제일투신증권 윤채현 부장은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원화가치의 변화와 주식시장은 높은 상관성을 나타내고 있다" 며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인다는 점은 한마디로 경제가 좋아질 것을 선반영 한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긍정적" 이라고 평가했다.

허의도 기자 huhe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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