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EMC 회장 "어려울수록 투자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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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MC사의 마이클 룻거스(Michael C. Ruettgers) 회장(Executive Chairman)은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장래를 내다보고 투자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 유능한 경영자"라고 말했다.

지난 88년 입사한 후 EMC의 매출액을 연평균 47%씩 성장시켜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룻거스 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과 일본 시장 현황을 살펴보러 왔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룻거스 회장은 한국 정보기술(IT)분야 시장 전망에 대해 "지난해만큼 급속하지는 않더라도 꾸준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IT분야 시장이 17%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는데 한국 시장은 이보다 좀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낙관했다.

국내 벤처업체에 대한 투자계획을 묻는 질문에 룻거스 회장은 "방한 기간에 고객사로부터 의견을 듣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가서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혀 현재로서는 별다른 투자의향이 없음을 내비쳤다.

룻거스 회장은 또 EMC의 성장세가 급성장 후 급격한 침체를 보인 시스코(Cisco)와 유사하다는 지적에 대해 "기업이 내리막길을 걸어도 시장의 변화를 파악하고 그에 대비한다면 오래지 않은 시간 안에 다시 성장세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성장 가도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79년 서버용 주기억장치 기판(메모리보드) 생산업체로 출발한 EMC는 룻거스 회장이 입사한 88년 스토리지 장비와 연관 솔루션 제조업체로 변신하면서 규모가 급신장, 지난해에는 89억불의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룻거스 회장은 주요 고객사와 협력업체 방문,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과의 면담등 일정을 마치고 오는 25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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