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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살리자 2부] 11. 충남-안면도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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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읍에서 649번 지방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20㎞쯤 달려 연륙교를 넘게 되면 나타나는 섬 안면도(安眠島). 울창한 소나무 숲과 하얀 백사장 등이 안면도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서해에서 낙조가 가장 아름답다는 꽃지해수욕장 쪽으로 승용차를 돌리자 '2002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장' 부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부지내 곳곳에서 튤립.팬지.붓꽃 등 다양한 꽃들이 반기고 있는 가운데 전시장 건설 삽질이 한창이다.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채 편안하게 잠들어 있던 섬 안면도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충청남도가 내년 국제꽃박람회 개최를 신호탄으로 안면도를 서해안 최대의 국제 관광휴양지로 개발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해수욕장.솔밭.풍부한 해산물 등 관광자원은 풍부하지만 관광객을 유치할 만한 변변한 시설이 없어 이 섬을 환경친화적으로 개발해 충남지역 핵심산업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서해안 고속도로가 당진까지 뚫린 데 이어 올 연말 인천~목포간 3백53㎞ 구간이 완전 개통되면 교통 인프라도 갖추게 된다.

충남도는 국제꽃박람회를 통해 안면도를 전세계에 알리고, 2010년까지 해양공원.휴양시설 등을 짓는 안면도 개발 종합계획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주민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사업추진에 짐이 되고 있다.

◇ 국제꽃박람회= '꽃과 새 생명' .내년 4월 26일부터 5월 19일까지 24일간 열리는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의 주제다. 이번 박람회는 국내에서 열린 꽃박람회 가운데 처음으로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의 공식 승인을 받았다. AIPH는 세계 화훼산업을 총괄하는 꽃에 관한 한 '유엔기구' 로 통한다.

충남도는 모두 2천여억원(국비 포함)을 들여 기반시설을 갖추고 세계 30개국 2백여 화훼생산업체와 1백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안면읍 승언리 꽃지해수욕장 해변은 주 전시장(13만7천평), 인근 수목원은 부 전시장(10만3천평)으로 조성 중이다. 22일 현재 전체 공사 진척도는 25% 수준이다.

1천여만 그루의 꽃을 심을 꽃지지구에는 ▶꽃과 새 문명관▶무궁화관 ▶코스모스관▶금강초롱관▶바닷물결 정원▶장미원▶분재원 등 테마공원이 들어서게 된다.

박람회 조직위 이보식(李輔植)사무총장은 "박람회 개최 이후 화훼수출 물량이 연간 3천만달러에서 5천만달러로 늘어날 전망" 이라며 "1천4백여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4백59억원의 관광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고 말했다.

◇ 안면도를 휴양지로=심대평(沈大平)충남지사는 지난해 12월 8일 프랑스 파리 리츠 호텔에서 다국적 기업인 갈리아노 인터내셔널의 카쇼기(67)회장과 안면도 개발에 관한 투자협정(Agreement)을 체결했다.

갈리아노 측이 2010년까지 안면읍 승언.중장리 일대 90만평(3백여억원)의 땅을 사들여 10억달러(1조3천억원)를 투자, 관광.레저시설을 건설한다는 것이 투자협정의 골자였다.

충남도는 이 곳에 주제공원.해양공원.실버타운(노인 휴양촌.유스호스텔).호텔.골프장.해양동물센터 등을 건설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해 놓고 있다.

충남도 이정훈(李廷薰)투자유치담당은 "다음달 중 갈리아노 측과 토지 매매계약을 하고 올해 안에 정부의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내년부터 본격 개발에 나설 방침" 이라고 밝혔다.

충남도는 이와 별도로 안면도 관광기반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해 1999년 콘도건설 업체로 ㈜안면도국제해양개발을 유치했다. 다음달 말 문을 열게 되는 콘도(2백48개 객실)는 국제꽃박람회 행사장과 숙박시설로 쓰이게 된다.

충남도는 안면도 개발을 마치면 연간 5백4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에 2백억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환경보호가 관건=90년 말 정부가 안면도 핵폐기물 처리장 건설계획을 발표하자 주민과 환경단체들이 환경훼손을 이유로 반대운동을 벌여 계획 자체가 무산됐었다. 요즘 지역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산림을 파괴하고 해양 생태계를 황폐화할 위험이 있는 골프장.유람선 선착장 등 반환경적 개발은 절대 안된다" 며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산.태안 환경운동연합 남현우(南賢祐)공동의장은 "꽃박람회를 준비하면서 해안관광도로를 내는 바람에 해안과 송림이 훼손되고 있다" 며 "안면도 개발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1조3천억원에 이르는 외자 유치계획의 성공을 속단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수익성이나 투자환경변화에 따라 갈리아노 인터내셔널 측이 거액의 투자계획을 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면도=김방현 기자 kbhkk@joongang.co.kr>

<도움말 주신 분>

▶나웅배 안면도꽃박람회 조직위원장▶박상돈 충남도 기획정보실장▶최민호 안면도꽃박람회 사무차장▶이길영 대전대 교수▶이평주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정훈 충남도 투자유치팀장▶정남균 충남도 관광개발과장▶박창수 공주대 교수▶남현우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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