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인터넷 신봉'하는 아마존 창업 베조스

중앙일보

입력

닷컴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 99년 사이버 비즈니스계의 거물로 부상한 아마존닷컴 창업자 제프 베조스(37)가 요즘 닷컴 몰락론과 함께 주주소송, 자신의 주식 거래에 대한 미 증권 당국의 조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조스는 99년 시사주간 타임에 의해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을 때의 자신감을 유지한채 `닷컴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신념이 여전하다.

베조스는 "작년에 특히 주식시장이 어려웠던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지난 6년간 경영해온 아마존닷컴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비해 지금은 상황이훨씬 정상이 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보유 주식이 15억달러에 달하는 부자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카키 바지에깃에 단추가 달린 셔츠 차림의 검소함을 즐기는 그는 "사람들이 주가 폭락을 얘기하지만 관점에 따라 달리 볼 수 있다"면서 "창업 초기 1.5달러이던 아마존 주가가 지금은 15달러로 상승한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주가와 비즈니스가 반드시 같이 가는 것이 아니라면서 "올들어 주가가 (여전히)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는 오히려 나아진 점"도 강조했다. 가입자 역시지난 99년 1천400만명이던 것이 현재 2천만명으로 늘어났다는 사실도 상기시켰다.

그러나 경영 스타일이 변한 점은 분명하다. 베조스는 "그간은 아마존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췄으나 이제는 경영 효율성, 즉 수익성을 높이는게 최대 목표"라고 말한다.

그래서 가슴 아프지만 어쩔 수 없이 인원을 정리해 지금은 15% 가량 줄어든 7천200명과 일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렇다고 예전에 무리하게 인력을 확장한 것으로 오해하지는 말라면서 당시는 그 전략이 주효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은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감원과 함께 고객서비스센터와 유통센터도 없앴다.

그러나 베조스 특유의 너털웃음 뒤에는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 주주들에게 경영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3건의 소송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지난 2월 보유 주식 가운데 80만주를 1천200만달러에 매각한 것과 관련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조사도 받고 있는 상태다. 물론 본인과 회사측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베조스와 4년 6개월 이상 일하고 있는 제이슨 킬라르 아마존 서적.음반.비디오담당 부사장은 "그가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면서 여전히 검소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라스베이거스로 여행갈 기회가 있었는데 1인당 5달러짜리게요리가 비싸다며 더 싼걸 시키기도 했다는 것이다.

베조스를 중학교 시절부터 안다는 조너선 레브랭은 "사람들이 베조스의 경영 스타일을 왈가왈부하지만 그 특유성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베조스가 "제너럴 일렉트릭이나 프록터 앤드 갬블의 최고경영자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베조스 특유의 경영 스타일을 잘 지켜보면 `인터넷 거품론''에 대한 그의 항변이일리가 있음을 깨닫게될 것이라고 레브랭은 강조한다. (시애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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