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히딩크호 '격랑' 헤쳐갈까

중앙일보

입력

1월 12일 울산에서 대표선수들을 처음 상견례한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후 숱한 화제를 뿌렸다.

스타 선수들을 조련하던 솜씨로 손쉽게 선수들을 장악한데 이어 다양한 포메이션 실험, '밸런스 축구' 강조 등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선진 축구의 모범답안처럼 받아들여졌다.

지금까지는 결과가 좋았다. 축구협회에서 선발한 '1기 대표팀' 을 이끌고 홍콩 칼스버그컵과 두바이 4개국 대회에서 2승1무2패로 연착륙에 성공한데 이어 직접 뽑은 '2기 대표팀' 으로 LG컵 이집트 4개국 대회에서 첫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세계랭킹 1위에 오른 프랑스와 중미의 강호 멕시코, 유럽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하는 호주와 맞붙어야 하는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지금까지의 대회와는 격이 다르다. 그동안 스파링 파트너를 상대했다면 이번에는 치명적인 카운터를 갖춘 상대와 싸워야 한다.

대회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히딩크 감독은 일단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 11일 '3기 대표팀' 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프랑스를 깨고 싶다" 며 당당했지만 대회가 다가올수록 컨페더레이션스컵 목표에 대해 일절 입을 다물고 있다.

지난 18일 프랑스 출전 선수 명단이 발표되자 히딩크 감독은 "경기도 하기 전에 상대를 과대 평가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지단이 빠졌어도 프랑스는 강한 팀" 이라며 "이길 수 있다는 신념으로 뭉쳐도 프랑스는 벅찬 상대" 라고 언급했을 뿐이다.

대신 히딩크 감독은 실질적인 준비에 나섰다.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선수들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주문했던 그는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전술훈련에 들어갔다. 20일 최용수 · 황선홍 등 일본에서 활약하는 5명이 합류한데 이어 24일 안효연 · 박지성, 25일 최성용 · 강철이 입국하면 자체 연습경기를 통해 조직력을 다질 계획이다. 또 25일 잉글랜드와 친선경기를 갖는 멕시코의 전력 파악을 위해 정해성 코치를 영국에 파견한다.

신문선 본지 축구 해설위원은 "지금까지 히딩크 감독과 축구팬 · 언론은 밀월관계였다. 그러나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서 졸전을 한다면 히딩크 감독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질 것" 이라며 "이번 대회는 히딩크 감독에게 취임 후 첫 시련이자 기회"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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