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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공동소유 주택 급증… 9억 넘으면 절반 이상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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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기자]

이달 초 14억여원 짜리의 서울 서초동 롯데캐슬아르떼 아파트를 분양 받은 김모(54)씨. 부인과 지분을 절반씩 나눠 공동명의로 계약했다.

김씨는 “주택시장이 좋아져 집값이 오른 뒤 팔 때 양도세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아 공동소유로 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박손곤 분양소장은 “분양한 지 4개월 밖에 안 됐는데도 벌써 5가구 중 한 가구 꼴로 계약자가 부부 공동명의다”고 전했다.

고가주택을 부부 간에 함께 나눠 갖는 공동소유가 크게 늘고 있다. 집이 비쌀수록 공동소유에 따른 경제적 이득이 많기 때문이다.

29일 중앙일보조인스랜드가 대법원 인터넷등기소를 통해 2008년 이후 입주한 다양한 가격대의 서울·수도권 13개 단지 5067가구 소유자를 조사한 결과 29.7%인 1503가구의 주인이 공동명의로 집계됐다.

집값에 따라 공동소유 비율이 확연하게 달랐다. 세법상 고가주택 기준인 9억원 초과(1526가구)에선 10가구 중 6가구 꼴인 58.4%였고 9억원 이하(3541가구)의 경우 17.3%에 그쳤다.

시세가 10억~16억원선인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 고급 연립주택인 월든힐스의 부부 공동주인은 261가구 중 154가구(59%)이다. 서울 남산자락에 있는 주상복합 남산 트라팰리스(시세 10억~14억원)와 한강변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로 분양가가 평균 36억원인 뚝섬 갤러리아포레도 평균 한 집 건너 공동명의로 등기돼 있다.

과거엔 고가주택이더라도 공동소유가 이처럼 많지 않았다. 2004~2005년 입주한 대표적인 최고가주택인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와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의 공동소유는 10가구 중 3가구 정도다.

2008년 부부간 증여세 공제금액이 3억원 이하에서 6억원으로 늘면서 고가주택의 증여 부담이 줄어들면서 공동명의가 늘어난 것이다. 그해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이 세대별 합산에서 개인별로 바뀐 것도 증가 이유다.

김종필 세무사는 “개인별로 부과되는 양도소득세·상속세 등은 과세 기준 금액을 나누는 공동소유가 절세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9억초과 고가주택 공동명의 비율 3배↑

특히 보유 주택수, 금액 등에 따라 비과세 요건이 있는 양도세보다 상속세를 더 많이 아낄 수 있다. 1인당 상속세 일괄공제 금액이 5억원이어서 공동소유는 10억원을 공제받게 돼 과세표준금액이 훨씬 적어서다.

다주택자가 12억원에 구입한 주택을 18억원에 팔 경우 공동소유로 줄일 수 있는 양도세는 2000여만원이다. 공동소유인 18억원 주택의 상속세는 단독소유보다 1억원 정도 적다. 분양대행사인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비싼 집일수록 집주인이 오랫동안 직접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상속 문제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전했다.

현재 단독소유인 주택을 공동소유로 바꾸려면 집값이 상대적으로 약세일 때 증여하는 게 유리하다. 증여세 부과 기준이 시세이기 때문이다.

단독소유에서 공동소유로 바꾸는 것보다 집을 구입할 때부터 공동명의로 하는 게 낫다. 중간에 공동소유로 바꾸면 증여하는 금액에 대해 취득세(4%)와 6억원 초과분의 증여세(10~50%)를 내야 한다. 분양권은 아직 주택 상태가 아니어서 취득세를 낼 필요가 없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팀장은 “공동소유가 무조건 절세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단독소유에서 공동소유로 바꾸는데 따른 취득세 등 비용과 예상 절세효과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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