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정변과 2세대 인터넷 혁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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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 환경의 변화와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고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기업의 성장과 발전은 크게 좌우된다.

이런 점에서 지난 해부터 우리나라 기업계에 가장 큰 화두였던 인터넷이라는 환경 요소를 생각해보자.

현재의 인터넷 환경은 미완의 1세대 인터넷 혁명 단절과 동시에 2세대 인터넷 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환경 변화로 파악해야 한다.

인터넷을 포함한 정보기술(IT)은 기업의 업무 효율성 강화에서부터 닷컴기업처럼 새로운 사업영역의 개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 1세대 인터넷 혁명의 주류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려는 시도였다. 비록 3일 천하로 끝나긴 했지만, 갑신정변이 봉건사회에서 근대사회로 전환에 대한 개화운동의 방향을 제시한 것처럼 1세대 인터넷 혁명은 디지털 경제를 향한 2세대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2세대 혁명은 정보기술의 전략적 활용 및 신규사업 모델 측면에서 인터넷을 활용해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명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고객 서비스와 네트워크화, 새로운 사업문화 확산이 그 한 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터넷을 매개로 전개될 2세대 혁명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인식이 필요하다.

첫째, 순수 닷컴기업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사고와 논쟁은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닷컴기업들에게 사업 동기를 제공했던 기존 오프라인 산업 시장 실패의 본질을 냉정하게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인터넷은 기존 시장에서 제공하지 못했던 시·공간상의 제약을 극복하는 편리성과 기업과 고객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에 기여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인터넷을 통한 개인화된 고객 서비스가 궁극적인 목표임을 인식해야 한다. 여기에 고객의 요구에 부합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급격히 성장한 소비자 주권주의는 더욱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개별기업의 생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환경요소로 등장할 것이다.

둘째, 네트워크의 장점은 기존 모든 종류의 사업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금융·출판·통신·기술·고객 서비스 등 정보집약적인 산업분야의 기업들 모두가 인터넷을 활용한 신 사업영역에 뛰어들지는 않는다 해도 이들 기업들은 사업전략과 운영 부분에 인터넷을 더 많이 활용하게 될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인터넷의 네트워크 효과의 실체를 경험해왔거나 가능성을 확인, 인터넷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려는 시도와 기존 사업 프로세스의 변화를 달성하려는 노력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셋째, 인터넷은 비즈니스 세계의 문화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이다.기업들이 네트워크 경제의 중요한 속성인 유연성, 속도, 정보에 대한 요구, 상호협력, 글로벌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수록 비즈니스 문화는 점차 개방화되고 동질화되어간다. 그러면서 상호 다른 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특히 신기술을 활용한 사업화를 위해서는 먼저 신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경영체제가 수립되어야 된다.

핵심 역량의 확보와 더불어 자사가 갖지 못한 핵심 역량을 가진 기업들과 협력 등 전략적 제휴는 기업경영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여하튼 어떻게 생존과 번영을 누릴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것이다. 순수 닷컴기업과 더불어 클릭앤모르타르(Click-and-Mortar)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온앤오프 통합을 추진하면서 인터넷 혁명을 주도할 것이다. 새로운 세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속도와 강인함, 그리고 용기가 필요하다. 유연성과 낙관적인 시장 접근법은 시장 상황이 좋든 나쁘든 모두 필요로 하는 요소다. 무엇보다 인터넷 혁명시대를 준비하는데 더욱 요긴할 것으로 판단된다.

갑신정변은 선각자들만의 급진적 혁명이었기에 실패했다.

2세대 인터넷 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업들이 인터넷 혁명에 비전을 갖고 변화의 물결에 몸을 던져야 한다.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경제의 활성화에 무임승차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디지털 경제를 창출하는 주체로서 임해야 인터넷 경제 기반구조가 발전될 수 있음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이숙(이코퍼레이션 대표) (ekim@e-corporation.co.kr)

자료제공 : i-Weekly(http://www.i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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