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투수 왕국' 현대 계보 잇는 테일러

중앙일보

입력

외국인 투수 테일러가 연일 믿음직한 피칭을 선보이며 `투수 왕국' 현대의 든든한 에이스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테일러는 15일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동안 사사구 2개와 3안타로 1실점하는 `짠물' 투구로 팀의 6-1 승리를 이끌면서 다승 단독 선두(6승)로 나섰다.

테일러는 지난 4월12일 두산전에서 첫 승을 올린 뒤 7경기에서 패전 없이 파죽의 6연승 행진이고 승률 공동 1위(1.000), 방어율 2위(2.31) 등 투수 전 부문에 걸쳐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날 최고 시속 144㎞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한화의 강타선을 가볍게 요리한 테일러는 갈수록 구위가 나아져 5회부터는 실책으로 한 타자를 진루시켰을 뿐 퍼펙트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테일러는 정민태의 일본 진출과 조웅천, 조규제의 이적, 지난 시즌 공동 다승왕 임선동의 부상과 김수경의 부진 등 주축투수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전력에서 이탈한 현대 마운드에서 그야말로 보석 같은 존재다.

특히 테일러가 돋보이는 이유는 선발투수로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꾸준함을 갖췄다는 것.

테일러는 8번의 선발등판에서 단 한번도 대량 실점하며 무너진 적이 없이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믿음직스런 모습을 보여줬다.

테일러가 갈수록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주며 다승 단독 선두로 나서자 프로야구 최초의 용병 다승왕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

다승 2위(5승)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배영수(삼성), 구자운, 이혜천(이상 두산), 손민한(롯데) 등이 대체로 경험이 적고 최근 들어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 앞으로 이 페이스를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동료들이 잘 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힌 테일러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승왕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청주=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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