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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양유업도 세슘 검출? 진실공방 2라운드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일동후디스의 세슘 파동 불똥이 남양유업으로 튀었다.

일동후디스와 일부 네티즌들은 지난 5월 2일자 한 매체에 보도된 기사가 삭제된 일을 기억해내며 "의심을 떨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뉴스민이라는 인터넷 매체는 '일본산 명태에서 방사능 검출…분유에서도 일부 검출'(2012.5.2)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남양유업 이유식에 세슘137이 일부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보도된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남양유업이라는 업체명은 지워졌다.<그래프 참조>

▲ (수정 전) 남양유업 이유식에 세슘137이 검출됐다는 수정 전 그래프.[출처: 인터넷 신문 뉴스민] ▲ (수정 후) 해당 업체명이 지워진 채 이유식이란 항목으로 바뀌었다. [출처: 인터넷 신문 뉴스민(5월 2일자 게재)] 이에 남양유업은 "근거도 없는, 말도 안 되는 모함"이라며 "일부 네티즌은 일동후디스 직원들이다. 이들이 신분을 숨긴 채 인터넷 이곳 저곳에 이 내용을 유포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문제의 기사를 쓴 해당기자와 기사에서 인용된 김익중 교수(동국대의대 미생물학)의 말이 일치한다면 진실을 가려낼 수 있다. 이에 기자는 두 명과의 전화 연결을 시도했고, 어렵게 통화에 성공했다. 그 결과, 둘의 말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찾아냈다.

한편 일동후디스가 의뢰한 검사(검사기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와 서울시가 벌인 방사능 농도 검사에서 일반분유 및 산양분유 제품이 모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남양유업 측은 "서울시가 시행한 검사결과, 모든 제품이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일동후디스 제품은 미량이나마 세슘137이 검출됐다"고 꼬집었다.

남양유업과 일동후디스의 갈등으로 치달으며 갈수록 궁금증을 더하는 사건의 전말은 무엇일까.

(궁금증 1) '남양분유'의 세슘 검출 사실이 뉴스민의 기사에서 왜 지워졌나?

뉴스민은 5월 초 김익중 교수의 21개 식품의 방사능 조사결과를 취재해 기사화했다. 이 기사를 보면 ‘남양분유’에서 세슘이 검출됐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업체명은 하루 만에 삭제됐다. 5월 2일자(19시 48분)의 수정 후 기사에는 업체명이 사라지고 ‘이유식’이라고만 표기돼 있다. (참고: http://www.newsmin.co.kr/detail.php?number=800&thread=22r04r04)

이에 대해 해당기자와 직접 통화를 시도했다. 기자는 “업체명 남양분유(*정확한 업체명은 ‘남양유업’임.)를 지운 건 세슘137이 기준치를 넘긴 것도 아니고, 미량만 나온데다 민감한 사안이기도 해서 편집국 회의를 거쳐 삭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세슘137이 발견된 말린 표고버섯의 경우에도 ‘전남 장흥’을 전남으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분유(남양분유-이유식)'가 '이유식'으로 바뀐 이유에 대해 “분유와 이유식을 같은 개념으로 혼동했다”고 말했다.

(궁금증 2) 남양유업, 광고로 무마하려 했다?

뉴스민 기자는 "보도된 지 1주일이 지나서 남양유업으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운을 뗐다. 그는 "광고를 실어줄테니 앞으로 관련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며 "하지만 광고 제의를 거절했다. 안 받겠다고 한 후 지금까지 남양유업의 연락을 일절 끊고 지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의 홍보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고위 관계자는 "뉴스민이라는 매체 자체를 모른다"며 "해당 매체에 광고 게재 제의를 한 적도 없다"고 펄쩍 뛰었다.

(궁금증 3) 김익중 교수, 왜 말 바꾸나?

일동후디스가 제기한 두 번째 의혹은 김익중 교수다. 그는 지난 8월 5일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이번 사건의 내용은 단순합니다. 적은양의 방사능 물질이 유아들이 먹는 분유에서 검출이 된 것입니다. 분유는 방사능에 민감한 유아들이 먹고, 유아들은 거의 분유만을 먹기 때문에 적은 양의 방사능도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고 말했다.

즉, 미량이라도 검출돼선 안 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일동후디스 측은 "그런 김익중 교수가 정작 남양유업 이유식에 미량 검출된 자료를 발표한 점이 있음에도 숨겨온 점에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김 교수의 발표 내용과 자신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측은 “김 교수가 해당 보고서를 개인 블로그에 잠시 올렸을 뿐 외부로 유출시키거나 공개한 적이 없다고 했으며, 남양유업이라는 특정 업체명을 언급한 적도 없다고 했다"며 "따라서 남양과 김 교수와의 관계를 주장하는 것은 억측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남양유업 측은 또 뉴스민 기사 내용의 출처가 불분명해 사실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에 뉴스민 기자는 "김익중 교수의 검사 자료는 직접 전화로 요청해 받은 것"이라며 "기사의 멘트도 전화 인터뷰로 직접 들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논란의 중심인 김익중 교수와의 일문일답.

-지난 5월 김 교수가 발표했다는 방사능 검출 측정결과가 사실인가?

"그것을 덮었다. 왜냐하면 (세슘의) 양이 적게 나왔고, 그때 양이 많이 나왔던 게 수산물들이었다. 수산물에 관심을 갖고 생각한 건데 수산물에 대해 (네티즌들은)별로 물어보지 않고, 내 의도와 달리 다른 데 초점이 맞춰진 게 문제라고 생각했다. 여러 개 분유들을 다 측정한 게 아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조사가)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해 덮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 한 번 덮은 건데 또 얘기하기 그렇다. 얘기하고 싶지 않다. 사실 이번에 서울시에서 측정한 분유 결과가 나왔다. (분유)10개 중 3개에서 세슘이 나왔다. 그것을 취재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게 중요하다. 서울시 같은 공적 기관에서 한 것이므로…"

-검사를 본인이 직접 한 건가, 아니면 의뢰한 건가?

"내가 측정기를 갖고 있지 않으므로 측정기를 갖고 있는 기관에 직접 의뢰했다. 특히 수산물에 관심이 많았고, 실제로 측정해보니 일본산 수산물에서 방사능 농도가 가장 높게 나왔다. 생태, 대구 등 일본산 수산물이었다. 내가 이 일을 덮었기 때문에 몇 달이 지난 지금 그것에 대해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

기자들에게 요청하고 싶다. 우리나라 분유나 이유식 제품을 전부 하나씩 사서 공인기관에서 측정하면 굉장히 공정하지 않겠는가. 그것을 해줬으면 하고 부탁하고 싶다. 특히 언론기관이 의뢰하면 잘 해줄 것이다. (내가 의뢰하고 싶어도) 요즘 내가 구설수에 오르다보니 검사를 요청해도 기관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공정하게 측정해보고 싶었는데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협조를 안 해준다. 언론사 기자들이, 예를 들어 국내 시판 제품이 총 30종이라면 모두 사서 측정을 의뢰해주길 바란다. 공정한 결과가 나오지 않겠는가. 재수없이 걸리는 업체는 없지 않겠는가. 아주 고급스런 기사가 나올 것이다."

-뉴스민 기사에 삽입된 그래프는 사실인가?

"그래프 자체는 내가 그린 게 아니다. 세슘134와 세슘137 수치(숫자)만 잠깐 블로그에 올렸다가 내린 것이다. 그런데 블로그 방문자들의 반응이 엉뚱한 곳으로 튀길래 글을 내렸다. 그 뉴스민 기자에게 내가 자료를 줬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 잘 모르는 기자다. 아무튼 기사의 그래프는 다른 사람이 그린 것이다. 검출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그 건에 대해 이미 덮은 것이므로 얘기하고 싶지 않다."

-남양유업 제품(이유식)에서 세슘137이 나온 게 맞나?

"(신경질적으로) 그건 얘기 안 한다니까! 이 사건은 이미 4개월 전 덮은 것이다. 더 이상 말 안 하겠다. (최근 이슈가 된 세슘 분유 파동으로) 어린이 건강에 위협이 되니 취재에 관심을 갖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내가 말한 그 방법을 쓰는 게 제일 좋다."

-해당기사를 확인했나?

"모른다. 몇 달 전 이야기가 왜 지금 기사화되는 지 모르겠다. 그것보다 최근 나온 서울시의 측정결과가 양도 많고, 데이터도 많고, 최신 데이터이니 그것을 취재해라. 그 건에 대해서는 얘기하기 싫다. 내 '입장'도 있으니까."

(*그러나 김 교수는 환경운동연합을 통해 밝힌 입장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과학을 전공하는 교수로서 사회적 입장이 곤란한 경우라고 해도 과학적 사실은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보통 실험실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의 태도입니다. 과학적 사실은 인정하고 사회적 사실은 사회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동후디스 세슘 검출을 발표한 환경운동연합과는 어떤 관계인가?

"환경운동연합은 전국에 사무처가 있고, 난 경주환경운동연합 의장이다. 환경운동연합과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서로 연대만 할 뿐 어떤 의사결정을 의논하거나 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일동후디스 산양분유) 측정 결과는 사후에 알았다. 보도자료 나온 뒤 알았다. 사전에 나와 논의한 적 없었다. 사후에 논란이 있으므로 의사로서 전문가로서 과학자로서 글을 쓴 것이다. (일동후디스 제품에서) 방사능이 나왔는데 안 나왔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조선대 김숭평 교수가 입장이 곤란해져 무리한 말을 한 것 같은데, 난 과학적으로 틀렸다고 지적한 것이다."

-세슘137은 미량이라도 해로운가?

"그렇다. 의학적으로 방사능이 극미량이라도 있으면 그 극미량 만큼, 그 양에 비례해 위험하다. '기준치'는 '안전'과 전혀 상관없다. 기준치만 넘기지 않으면 안전하다는 학술적인 근거는 전혀 없다. 방사능이 없어야 안전한 것이다. 즉, 0만큼이어야 안전하다.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방사능 측정결과 '불검출'을 0이라고 해석해도 되는가?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 기계가 측정할 수 있는 한도치보다 더 낮은 것이므로 불검출은 방사능 농도가 없다고 봐야 한다. 0도 불검출이라고 표기돼 나온다. 가령 방사능이 전혀 없는 것을 놓고 측정해도 숫자 0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불검출'로 나온다."

-환경운동연합 입장 발표에서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안 된다고 했는데, 남양유업 이유식에 세슘137이 미량 나왔다는 뉴스민의 당시 보도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당시 내가 의뢰한 검사에서) 남양유업 제품에 세슘137이 미량 나온 건 맞다. 남양 이유식에 세슘137이 미량 나온 데 대해 안전하다고 말한 적 없다. 논란이 돼서 내린 것 뿐이다. 나온 건 나온거다. 그걸 내가 문제삼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 않다."

-일동도, 남양도 미량 검출됐다는 건데, 왜 숨겼나?

"그건 측정한 사람이 이걸 발표할 건지 말건지 결정할 수 있지 않겠는가. 난 그때 검사 결과가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왜냐면 (국내) 전체 제품을 측정한 게 아니니까. 단 두어 개 제품만 측정했기 때문에 (공정성 면에서)그렇게 생각해서 안 한 거고. 정작 (방사능 농도가 높게 나온) 일본산 생태 얘기가 안 나오니 그랬다. 생태는 800그램정도로 기억한다. 높게 나온 거다. 아,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이 얘긴 벌써 세 번째 한다. 이만 전화 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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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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