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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 등 주말의 TV영화

중앙일보

입력

■ MBC '조용한 가족'

조용한 가족 (MBC 밤 11시10분) 공포와 웃음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적절히 버무린 오락영화로, 한국판 '아담스 패밀리' 라고 할 만하다.

이 영화로 데뷔한 '반칙왕' 의 김지운 감독은 제한된 공간과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인간 군상의 탐욕과 잔인함 등을 꽤 솜씨있게 펼쳐보인다. 각본도 직접 썼다.

최민식.나문희.박인환 등 화려하진 않지만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조연급 배우들의 활약이 신예 감독의 달리는 힘을 뒷받침해준다. 다만 전과자 영민 역의 송강호는 전작이자 출세작인 '넘버3' 의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안개산장을 운영하는 여섯 명의 가족. 문을 연 지 2주일이 넘도록 손님이라곤 한 명도 오지 않자 신경이 날카로워질 대로 날카로워진다.

첫 손님이 찾아오던 날,가족들은 흥분과 긴장으로 친절 공세를 펼치지만, 다음날 그 손님은 시체로 발견된다. 암묵적인 합의 하에 시체를 암매장하지만 그 뒤 이를 덮으려다 예기치 않은 살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어쩌다 일어난 살인에 허둥대던 주인공들이 의도하지 않던 사고를 쳐 '설상가상' 의 상황에 처한다는 설정은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 나 '베리 배드 씽' 등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미숙한 서사 구조가 아쉽다는 평을 듣긴 했지만, 소재.연출 면에서 기존의 한국 영화와 크게 다른 점은 평가받을 만하다.

'접속' 에서 탁월한 선곡 능력을 보여줬던 사운드 디자이너 조영욱이 '코믹잔혹극' 에 걸맞는 음악을 선보인다. 1998년작.

■ EBS '양들의 침묵'

양들의 침묵 (EBS 밤 10시) =여성들의 피부를 도려내는 엽기적인 연쇄살인극을 그린 이 걸작 스릴러에 보수적인 아카데미도 최우수작품상.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감독상.각본상 등 주요 5개 부문의 상을 몰아줬다.

앤서니 홉킨스가 범죄 심리를 분석하는 데 천재적 감각을 지닌 정신이상자 한니발 렉터 박사로 분했다. 연쇄살인범 버팔로 빌을 잡기 위해 FBI의 신참요원 클라리스(조디 포스터) 가 교도소로 렉터 박사를 만나러 온다.

목소리와 체취만으로 상대방을 금세 파악하는 그의 동물적 감각에 클라리스는 섬뜩하면서도 웬지 묘한 끌림을 느낀다. 속편 '한니발' 이 최근 국내에서 개봉됐지만 지나치게 엽기적이라는 평 속에 고전하고 있다.

1991년작. 19세이상.

■ KBS2 '식스 데이, 세븐 나이트'

식스 데이, 세븐 나이트 (KBS2 밤 10시30분) =경비행기가 불시착하면서 무인도에 단 둘이 있게 된 남녀의 로맨스를 그렸다. 해리슨 포드가 건들거리는 홀아비 조종사 퀸 역을, 앤 헤이시가 뉴욕의 유명 잡지사 편집장인 로빈 역을 맡았다.

결코 어울릴 법 하지 않은 두 남녀의 사랑이라는 상황 설정은 그럴 듯 하지만, 모험적 요소가 약해 뜨뜻미지근한 작품이 돼버렸다.

로빈은 연인 프랭크(데이비드 슈비머) 와 휴양지로 여행을 떠난다. 프랭크의 청혼을 받은 로빈은 행복하기만 하다. 하지만 프랭크를 남겨 놓고 경비행기로 뉴욕에 돌아가던 로빈은 갑작스런 폭풍우를 만나 외딴 섬에 불시착한다. 1998년작.

80년대 히트작인 '고스트 버스터스' 의 이반 라이트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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