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퍼지, 텍사스 레인저스 떠나나

중앙일보

입력

최악의 방어율, 팀내 불화, 시즌중 감독사임은 텍사스 레인저스가 차례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들이다.

최근엔 간판선수인 이반 로드리게스의 트레이드 루머까지 나돌아 한동안 레인저스는 매스컴의 시선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고의 포수중 하나로 평가받는 로드리게스의 트레이드는 언뜻 이해가 가지 않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다.

결국 돈에 관한 문제인데 그의 에이전트가 제프 무라드라는게 팀이 꺼리는 첫번째 이유다. 무라드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불가능하리라던 매니 라미레스(보스턴 레드삭스)의 연간 2천만달러의 계약을 체결시킨 수완가며 악명높은 스캇 보라스의 유일한 라이벌로 평가받고 있다.

연간 2천만달러 이상을 요구할 것이 확실한 상태에서 기다려봐야 손해를 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팀의 생각이다. 로드리게스가 프리에이전트가 되려면 2002년이 지나야 가능하지만 1년을 남기고 트레이드를 거부하는 많은 선수들을 보아왔으며, 레인저스가 A-ROD를 전력손실없이 영입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같은 맥락이기 때문에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덕 멜빈(레인저스 단장)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멜빈은 99년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팀의 수퍼스타 후안 곤잘레스를 트레이드 한 바 있으며 이일을 통해 팀 전력을 한층 강화시켰다.

타력을 빼면 남는 게 없는 팀을 재건하려면 스타플레이어 한 두명의 손실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멜빈이기에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불가능한 이유도 만만치 않다.

레인저스의 스타를 떠나 로드리게스는 수비의 핵심선수다. 그가 포수 마스크를 쓰는 것은 팀의 내야진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과 더불어 투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로드리게스가 없다면 그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빠른 우승을 위해서는 그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럴 경우 투수력을 위해 유망주를 트레이드하는 출혈은 감수해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레인저스가 올 해가 가기전 로드리게스를 트레이드 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단지 소문만이라도 레인저스에게 주는 타격은 결코 가볍지 않다.

발 빠른 트레이드와 꾸준한 마이너 시스템 구축으로 팀을 재건하는데 성공한 레인저스였지만 아픈 곳을 알고도 치료하지 않은 결과는 너무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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