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랑 여성 3인조 2년형에 세계가 발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러시아 정교회 사원에서 반(反)푸틴 공연을 펼친 5인조 여성 펑크록 그룹 푸시 라이엇 멤버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되자 세계가 일제히 러시아를 비난하고 나섰다. [중앙일보 8월 17일자 14면]

 모스크바 하모브니체스키 법원은 17일(현지시간) 나즈제다 톨로콘니코바(22), 마리야 알료히나(24), 예카테리나 사무체비치(29) 등 푸시 라이엇 멤버 5명 중 체포돼 기소된 3명에게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 행위’ 혐의로 각각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정작 신성 모독을 당한 피해자로 지목된 러시아 정교회는 이날 선고 직후 최고위원회 명의로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관용을 보여줄 것을 당국에 요청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이 “균형을 잃은 판결이 러시아에서 표현의 자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판결이) 너무 혹독하다”고 비판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러시아 정부가 법원 판결을 검토한 뒤 번복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선고 후 미국·영국·독일·벨기에 등 세계 각국에서는 푸시 라이엇 판결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가 열렸다. 팝스타 마돈나가 18일 “푸시 라이엇이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기 위해 40초의 공연을 펼쳤다는 이유로 2년의 징역형을 받은 것에 대해 항의한다”고 밝히는 등 폴 매카트니, 스팅, 브라이언 애덤스 등 스타들도 비판에 나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