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외국어 자원봉사단 '외국인 안내 뿌듯해요'

중앙일보

입력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외국인들을 안내하는 자원봉사가 1주일 내내 기다려져요. "

상암경기장 월드컵 홍보관 외국어 자원봉사자는 59명이나 된다.

은퇴한 사람이나 가정주부도 많지만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도 있어 1주일에 하루만 자원봉사한다. 그러나 홍보관이 설날 ·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연중 무휴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들의 자원봉사도 연중 무휴다.

자원봉사자들의 출신은 다양하다. 전직 초등학교 교장.스튜어디스.군 장교와 현직 일본어 강사.교사.은행 간부도 있다. 봉사가 가능한 요일이 같은 사람들끼리 8~9명씩 조를 짜 매주 같은 날 일한다.

지난 4일 금요일 오전조는 자영업을 하는 김동호(50) 조장과 송기현(58)씨, 교직에서 은퇴한 강금숙(65) · 김이례(65)씨와 국영기업체에서 근무했던 김상기(72)씨 등 5명이었다. 김조장은 영어, 조원들은 일본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이날 오전만 중국 관광객 두팀 · 일본 관광객 두팀 · 아사히 신문 취재팀 등 1백여명의 외국인들이 홍보관을 찾아 이들은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대가를 바라고 시작한 일이 아니에요. 하루 교통비로 지급되는 2천4백원이 전부인데요. "

외국어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없이 지원했다는 강금숙씨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면 녹초가 될 정도로 피곤하지만 국가의 큰 일에 힘을 보탤 수 있어 그렇게 뿌듯할 수 없다" 고 말한다.

몇개월째 매주 금요일 만나다 보니 서로 정이 들었다는 이들은 중국어 자원봉사자 봉사시간이 오후로 잡혀 있어 오전에 방문한 중국 관광객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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