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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잡학사전 (28) - 미국 올림픽대표팀

중앙일보

입력

최근 빅리그에는 시드니 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들은 미네소타 트윈스의 1루수인 덕 민트게이비치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투수 벤 시츠.

민트케이비치는 타율 · 타점 · 홈런 등에서 팀내 선두에 나서며, 소속팀 트윈스의 지구 1위를 이끌고 있다. 내셔널리그의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시츠는 얼마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야구가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은 아마추어 선수들로 팀을 구성, 올림픽 기간중 급조된 스웨덴 대표팀과의 친선경기를 가졌다. 그러나 세계화에 고전했던 야구는 그로부터 76년 후인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와서야 마침내 시범종목으로 채택됐으며,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은 처음으로 프로선수의 출전이 허용된 올림픽이었다. 그 전까지 미국의 올림픽 대표팀은 순수한 대학대표팀이었다.

◆ 1984년 로스엔젤리스 올림픽

LA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 스타디움에서 치뤄진 토너먼트는 무려 38만명의 관중이 입장했을 만큼 대성황을 이뤘다.

준결승의 상대는 한국이었다. 미국은 오명록을 선발로 내세운 한국과 5회까지 2-2 동점을 이뤘지만, 6회말에만 3점을 몰아치며 5-2로 승리했다.

그러나 자국 관중 앞에서 우승의 헹가레를 준비했던 미국의 계획은 일본에 의해 산산히 부서졌다. 일본은 선발 이토 아키니츠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8회말에 터진 히로사와 카츠미의 3점홈런으로 미국에 6-3으로 승리했다.

당시 대표팀 중 우리가 알만한 선수로는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윌 클락(은퇴) · 배리 라킨(신시내티 레즈) · B.J. 서호프(애틀란타 브레이브스) 등이다.

◆ 1988 서울 올림픽

예선성적 2승1패로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한 미국은 푸에르토리코와의 준결승전에서 7-2로 승리한 다음, 결승에서 일본을 5-3으로 제압하며 시범경기 금메달을 따냈다.

티노 마르티네스(뉴욕 양키스)는 4회초 선제 2점홈런을 날렸으며, 선발 짐 애보트(은퇴)는 6이닝을 3점으로 막아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노모 히데오도 일본팀의 구원투수로 0.2이닝을 던졌다.

당시 대표팀에는 마르티네스와 애보트 이외에도 로빈 벤추라(뉴욕 메츠) · 앤디 베네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톰 굿윈(LA 다저스) · 찰스 내기(클리블랜드 인디언스) · 미키 모란디니(토론토 블루제이스) · 에드 스프래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이 활약했다.

◆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정식종목으로는 처음으로 치뤄진 올림픽이다. 당시 미국 올림픽팀의 멤버들 중 많은 수는 지금 빅리그 최고의 스타가 되어 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 제이슨 지암비(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비롯 · 대런 드라이포트(LA 다저스) · 노마 가르시아파라 · 제이슨 배리텍(이상 보스턴 레드삭스) · 릭 헬링(텍사스 레인저스) · 찰스 존슨(플로리다 말린스) · 제프리 해먼즈(밀워키 브루어스) · 필 네빈(샌디에이고 파드리스) · 마이클 터커(신시내티 레즈) 등, 지금에 와서 보면 그야말로 초호화 멤버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은 미국의 몫이 아니었다. 총 8개팀이 참가한 예선 풀리그에서 미국은 쿠바와 일본에게 패하며 4위로 결승리그에 진출했다. 예선 경기에서 올랜도 에르난데스(뉴욕 양키스)에 농락당했던 미국은 준결승에서 시드 페르난데스(신시내티 레즈)가 호투한 쿠바에 다시 1-6으로 패하며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 1996 애틀란타 올림픽

아마야구에서 쿠바의 존재는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와도 같았다.

크리스 벤슨 · 워렌 모리스(이상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 트로이 글러스(애너하임 에인절스) · 마크 캇세이 · 브랜든 루퍼(이상 플로리다 말린스) · 제프 위버(디트로이트 타이거스) · 빌리 코치(토론토 블루제이스) · 트래비스 리(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으로 구성됐던 미국팀은 예선성적 6승1패로 결승리그에 진출했다.

물론 1패는 쿠바가 선물해준 것이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미국은 선발투수로 나선 벤슨이 초반에 무너지며 2-11로 대패, 복수의 기회를 잃었다. 쿠바가 금메달을 가져가는 사이, 미국은 동메달에 만족해야만 했다.

◆ 2000 시드니 올림픽

애틀란타 올림픽 이후 쿠바의 무력화에 전력을 다한 미국은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프로선수들의 출전과 나무방망이의 사용을 기어코 성사시켰다.

6승1패로 예선 리그를 마친 미국은 준결승전에서 한국을 상대했다. 예선전에서는 잠수함투수 정대현에 막혀 8회까지 0-0으로 고전했지만, 9회말 덕 민트케이비치가 진필중으로부터 결승 만루홈런을 뽑으며 4-0으로 승리했다.

한국과의 준결승은 국제야구에서 미국의 위상을 일깨워준 한판이었다. 예선전과 마찬가지로 정대현을 내세운 한국은 7회까지 2-0으로 앞서나갔지만, 미국은 두번의 명백한 오심에 힘입어 2-2 동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9회말 민트케이비치는 박석진으로부터 끝내기 홈런을 쏘아올렸다.

쿠바와의 결승전은 벤 시츠의 스타탄생을 위한 무대였다. 시츠는 쿠바의 강타선을 9회동안 3안타 무실점(5삼진)으로 막아내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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