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사이버전쟁, 다국전 양상 확대

중앙일보

입력

지난 4월 1일 발생한 미 해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사건으로 촉발된 미국과 중국의 해커들 간의 사이버전쟁이 이들 두 나라 외에 다른 나라 해커들까지 끼여들면서 다국전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중 해커들의 사이버전쟁은 현재까지 두 나라의 웹사이트 수백 곳을 파손했으나 중국 해커들은 중국 국경일인 5.4 청년절(靑年節)을 맞아 이날 미국 인터넷 서비스망에 대한 공격의 수위를 한층 더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한 해커는 이날 AF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미국 정부 컴퓨터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선택하기만 하면 그 컴퓨터들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라 해커들이 즐기는 방법일 뿐"이라고 말했다.

일부 컴퓨터 보안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 해커들이 미국이나 중국 가운데 한편과 제휴함으로써 이번의 사이버전쟁이 미국과 중국 이외의 국가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큐리티 뉴스 포털(Security News Portal)의 마르키스 그로브는 친미(親美) 해커들은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 파키스탄, 인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말레이시아 등의 해커들로부터, 중국 해커들은 한국, 인도네시아, 일본 등의 해커들로부터 지원을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위험도 평가회사인 비질링스(Vigilinx)사의 마이크 어샌트는 정부 관리들과 보안 회사들이 e-메일을 통한 바이러스 유포, 네트워크 침입 및 서비스 거부유발 등의 방법에 의한 공격 시도 등을 방지하기 위해 네트워크 활동을 면밀하게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샌트는 웹사이트의 로그(입출력 정보 기록 데이터)를 살펴보면 제3국의 해커들이 끼여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해커들은 보통 자신들의 위치를 감추기위해 다른 컴퓨터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수사국(FBI)가 주도하는 국가 인프라 보호센터(NIPC)는 지난 1일 해커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유닉스망의 "잘 알려진 약점을 악용하려는 시도가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정부와 기업에 경고했었다.

중국 해커들은 자신들이 미 하원 웹사이트에 대해 서비스 거부를 유발하는 공격을 가해 성공했고, 미 내무부 산하 국립 비즈니스센터, 지질조사국, 퍼시픽 벨 인터넷 서비스사 등의 웹사이트도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형 인터넷 서비스 제공 회사인 UUnet과 UPI통신, 백악관 역사협회 등은 자신들의 웹사이트가 중국 해커들에 의해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미국 해커들이 장시(江西) 이춘(宜春), 샤쥔, 베이징(北京) 등 지방정부와 덩샤오핑(鄧小平) 경찰대, 칭화(淸華)대학, 신장(新疆)대학, 삼성 및 대우 텔레콤의 한국어 사이트 등을 파손했다고 보도했다. (뉴욕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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