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단계 진입한 북한 컴퓨터교육

중앙일보

입력

북한의 각급 학교에서 컴퓨터 중심의 교육체계가정착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중앙방송은 2일 북한의 교육사업이 본격적인 전환단계에 들어섰음을 밝히면서 "우리의 교육체계는 새 세기들어 섬으로부터 고등중학교에 이르기까지 컴퓨터 교육체계가 새롭게 완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방송은 각급 대학들에 컴퓨터공학부와 정보공학강좌, 정보공학과들이 설치되어 컴퓨터교육을 하는 고등교육체계가 보다 정연하게 서게 됐으며, 중앙에서는 프로그램 교육지도국과 프로그램 교육센터에 의해 컴퓨터 교육강령과 내용을 바로 잡고 프로그램 개발을 비롯한 연구사업을 지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일성종합대학의 컴퓨터과학대학이, 평양과 함흥에 컴퓨터기술대학이 이미 설립되었고, 뿐만 아니라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평양컴퓨터기술대학들에 설치된 정보센터들도 "더욱 휼륭히 꾸려져 기술인재 양성사업에 적극이바지하고 있다"고 이 방송은 강조했다.

중앙방송의 이러한 보도는 최근 북한의 교육분야에 불어 닥친 변화의 초점이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컴퓨터 교육 강화에 맞춰져 있음을 재확인시켜 준 것으로 볼 수있다.

북한당국은 몇 년전부터 세계적인 정보화 물결에 맞춰 고등중학교와 대학에서컴퓨터교육 강화에 눈을 돌려 왔다. 우선 내각 교육성에서는 프로그램교육지도국을신설해 전국 학교에 대한 컴퓨터 교육사업을 총괄적으로 지도하고 있고, 대학을 중심으로 컴퓨터 전문가 양성체계를 확립해 나갔다.

북한은 지난 99년 김일성종합대학에 정권수립 이후 처음으로 컴퓨터과학대학이라는 단과대학을 신설했고, 이에 앞서 지난 85년 평양과 함흥에 컴퓨터기술대학 등전문대학을 설립했다. 특히 컴퓨터기술대학 졸업생들은 현재 조선컴퓨터쎈터, 평양프로그램쎈터, 과학기술쎈터 등 북한의 주요 기관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북한의 산업부문 전산화. 현대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북한의 각 대학에 정보공학강좌. 정보공학과. 컴퓨터학과 등이 잇따라 개설되면서 일반 고등중학교에서는 컴퓨터가 필수과목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고등중학교에서는 90년대 들어 2학년부터 6학년 과정에서 수학시간의 상당부문을 컴퓨터 교육에할애했고 최근에는 컴퓨터 과목을 개설해 컴퓨터 학습 비중을 높이고 있다.

또한 컴퓨터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컴퓨터교육을 영재교육과 연계시켜 진행하는특징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1일 새 학년도부터 영재육성 교육기관인 만경대학생소년궁전과 평양학생소년궁전, 그리고 이들 부속학교인 금성제1고등중학교와 금성제2고등중학교에 `컴퓨터반''이 각각 개설된 것이 그 실례이다. 이들 교육기관에서는북한 각지의 인민(초등)학교 졸업자 중에서 선발시험을 거친 영재들을 입학시켜 체계적인 최신 컴퓨터 교육을 시키게 됨으로써 머지않아 `컴퓨터 천재''들이 등장하게될 전망이다.

특히 만경대 및 평양학생소년궁전에는 최근 컴퓨터를 전담하는 부총장 직제가새로 만들어지고 `컴퓨터 소조운영과''가 신설됐으며 금성제1, 2고등중학교에는 컴퓨터 전담 부교장과 컴퓨터강좌가 새로 설립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상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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