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중고 신인 전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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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프로야구는 정상급 투수들의 해외진출과 부상의 틈새를 비집고 올라온 중고 신인들이 각 팀 에이스를 넘보고 있다.

고교를 졸업하고 프로데뷔한 지 2~7년차 투수들인 구자운(21), 이혜천(22.이상두산), 배영수(20.삼성), 전준호(26.현대) 등은 어느 새 팀 마운드의 주축투수들로 성장해 승수 사냥을 주도하고 있는 것.

4승1패로 다승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두산의 구자운과 셋업맨에서 선발로 변신한 이혜천은 기존 선발진의 조계현, 이광우, 외국인투수 파머 등의 난조 속에 단숨에 주축투수로 도약했다.

지난해까지 주로 중간계투요원으로 투입되며 2년간 7승을 올리는데 그쳤던 구자운은 시속 140km대 중반의 빠른 볼과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경기운영능력도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고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가 자랑인 좌완 이혜천도 올시즌 선발투수로 보직 전환에 성공했다.

이혜천은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제구력이 향상되면서 2일까지 3승2패 방어율 2.55를 기록,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삼성에서는 2년생 배영수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배영수는 팀내의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선발 한 자리를 꿰 찬 뒤 4승무패, 방어율 1.82로 발군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배영수는 데뷔 첫 해이던 지난 시즌 단 1승도 없이 2패만을 기록했으나 지난 겨울 하와이에서 애리조나에 이르는 전지훈련을 통해 기량이 급성장, 당시 인스트럭터를 맡았던 선동열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이 올시즌 활약을 예고할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었다.

군복무로 인한 3년간의 공백을 딛고 지난해 마운드로 복귀한 포수출신 투수 전준호의 `비상'은 더욱 극적이다.

전준호는 지난 해까지 `투수왕국'으로 불렸던 현대 마운드에서 제 자리를 잡지못했으나 시즌 초반 정민태의 이적과 임선동의 부상속에 선발 자리를 확보한 뒤 팀투수중 최다이닝(36)을 소화하며 2승1패, 방어율 2.00으로 기대이상의 호투를 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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