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천300원이상에선 물가관리 힘들어"

중앙일보

입력

올해 물가관리목표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3일 "환율이 1천300원 이상을 유지할 경우 물가관리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물가관리목표(근원인플레이션 기준)를 3±1%로 잡고 있지만 올들어1-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4.6% 상승했고 근원인플레이션 기준으로도 4.2%의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보고서에서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4.3%로 내다봤고 곡물이외의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 역시 4%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환율을 들고 있다.

상반기에 큰 폭으로 오른 공공요금은 지난해말 인상이 결정된 것으로 향후에는 공공요금 인상은 최대한 억제될 것으로 보이며 지난달 물가상승을 이끌었던 농축산물 가격도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면 상승요인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환율이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수출이 줄고 있지만 수입이 더 큰 규모로 줄어 지난해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는 등 수급면에서 사정은 나쁘지 않지만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결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엔화동향이 심상찮아 환율안정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해외금융기관의 원.달러 환율전망은 1천400원대를 웃돌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6개월후 환율을 1천260원으로 전망했을 뿐 나머지 JP모건은 1천420원, 골드만삭스는 1천400원, 메릴린치는 1천450원으로 전망했다. 도이체방크는 1천375원으로 내다봤다.

환율은 원화표시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쳐 해외의존도가 높은 원재료, 중간재가격상승을 유발, 물가에 반영된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다른 모든 통화에 대해 10%오르면 소비자물가는 1.5%가 오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2일 121엔대를 기록한 엔.달러 환율을 130엔대까지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성장률, 환율 등 거시경제지표에 대한 전망치 수정작업에 착수, 7월께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