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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과 투신권 하이닉스반도체 지원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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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권이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 지원에 부정적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은행권이 투신권 참여를 전제로 한 지원 방안을 만들어 은행과 투신권이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외환은행 등 17개 은행은 3일 오후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투신권이 하반기에 7천6백억원의 하이닉스반도체 회사채를 인수하도록 추진하는 대신 전환사채(CB) 1조원은 은행권이 전액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은 또
▶기존 수출환어음(DA) 및 수입신용장(LC).일반 여신 한도를 2003년 6월까지 유지하고
▶8천억원 규모의 은행 공동융자(신디케이트론) 만기를 2003년 말까지 연장
▶1조원의 외화대출 및 시설대출 만기를 200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하반기에 만기가 되는 1조5천2백억원의 회사채를 보유한 투신권이 절반 정도인 7천6백억원을 새로 인수하는 형태로 지원에 동참해야 한다" 며 "금융권의 지원 거부로 외자유치가 무산되면 하이닉스반도체는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으며 이때 금융권 피해는 6조원에 이른다" 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주요 투신운용사들은 2일에 이어 3일 오후에도 대책회의를 열어 하이닉스반도체 지원 문제를 협의했다. 투신사들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고객 동의가 없는 회사채 인수는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대형 투신운용사의 임원은 "만약 인수한 하이닉스반도체 회사채를 하이일드나 CBO펀드 등에 편입할 경우 투자자의 환매가 집중돼 투신권 전체가 큰 타격을 입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은행과 투신사들은 현재 현대건설 출자전환 참여를 놓고도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제원.김원배 기자 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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