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장사 연결재무제표 부채 크게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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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상장사들이 발표한 연결재무제표에서 순이익은 줄고 부채총계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는 3일 2000회계연도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 상장사 2백33개사의 연결 후 당기순이익이 10조6천4백6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자회사 실적을 반영하지 않았을 때의 순이익(11조9천9백24억원)보다 11.22% 줄어든 것이다.

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경상이익은 연결 전보다 연결 후에 모두 늘었다.

영업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구조조정 등에 따라 유가증권 등 보유자산을 싼 값에 내다팔아 손실 규모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연결 후의 자본 총계는 단독 결산 때보다 8.46% 증가했으나 부채총계는 52.6%나 늘어나 자회사 실적을 반영할 경우 상장사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재무제표는 해당 기업이 지분을 50% 이상 갖고 있거나 지분율이 30% 이상이면서 1대주주인 회사들의 실적을 더해 작성한 재무제표다.

연결재무제표를 보면 내부거래나 상호출자 등을 상계해 회사의 정확한 재무.손익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 명암 엇갈리는 기업들〓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뒤 순이익이 늘거나 적자폭이 줄어든 회사는 79개, 흑자폭이 줄거나 적자폭이 확대된 회사는 1백2개사였다.

특히 10개사는 연결 전 흑자에서 연결 후 적자로 돌아섰다.

단독 결산에서 1백51억원의 순이익이 난 것으로 보고했던 현대중공업은 고려산업개발의 부도와 현대정유.현대석유화학의 실적 악화에 따라 연결 후에는 1천7백87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신원도 신원종합개발의 지분법 평가손과 과테말라 현지법인의 영업손실 등으로 14억원 흑자에서 1백9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밖에 한라건설.코오롱.경남모직.한솔텔레컴.삼부토건.흥아타이어공업.크라운제과.한익스프레스도 연결 후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연결 후 매출액은 금호석유화학(1천1백31% 증가) 등 2백2개사가 증가한 반면 한세실업 등 21개사는 줄어들었다.

◇ 코스닥 기업 매출액.순이익 함께 늘어〓코스닥에 등록된 12월 결산법인 54개사의 연결 전후 재무제표를 비교한 결과 매출액이 20% 늘어났다. 순이익도 9.8%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대성엘텍 등 13개사가 연결 전보다 연결 후 재무제표에서 순이익이 늘어났고, 골드뱅크 등 3개사는 적자폭이 축소됐다.

반면 모헨즈가 연결 전 16억원 흑자에서 연결 후에는 5백42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동진쎄미켐 등 21개사는 흑자폭이 줄거나 적자폭이 확대됐다.

코스닥시장 관계자는 "연결 후 흑자규모가 축소되거나 부채비율이 급증한 회사들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손익.재무구조가 좋지 않다고 볼 수 있어 투자할 때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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