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신작에 인용 표시 안 했다 논란일자 '버럭'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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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소설가 공지영 씨가 최근 펴낸 신작 『의자놀이』를 둘러싸고 트위터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공씨가 인용한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대학장의 칼럼 속에 르포작가 이선옥 씨의 글도 포함됐지만 이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공씨는 하씨의 글을 인용했음을 책 말미에 밝히고 있지만, 이선옥 씨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하씨가 이를 바로 잡아달라는 요청을 하자 설전이 벌어진 것이다.

하씨는 출판사를 통해 공씨에게 “칼럼은 르포작가 이선옥의 글을 인용한 부분이 있고, 칼럼 글엔 이를 밝혀뒀으나 공씨는 이를 표시하지 않았다”며 사과와 함께 본문에 출처를 표시하고 출처에 두 명의 이름을 전부 실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공씨는 반발했다. 공씨는 8일 트위터를 통해 ”언제나 적은 우리 내부에 있다. 내가 너무 단순한가? 정말 무섭다. 겉으론 위선을 떨고 다니겠지... 내면으로는 온갖 명예욕과 영웅심 그리고 시기심에 사로 잡혀 있는 그들은 남의 헌신을 믿지 않는다. 자신들이 진심인 적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헐!”이라며 하씨를 노린듯한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하씨는 “이거 저한테 하는 말이죠? 잘못을 바로잡자는 요구를 이렇게 받아들이나요? 이처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일까지 벌어지지는 않기를 바랐습니다. 최악의 상황을 만드시는군요”라며 다시 반박 트윗을 날렸다.

[사진=공지영 트위터]

논란이 점점 커지자 결국 공씨는 항의가 들어온 부분을 스스로 다시 썼다. 공씨는 “인용문만 제 글로 대치했어요, 제 생각엔 (원래 인용했던 글 보다) 제 글이 더 나은듯”이라며 다소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인용 부분을 대체했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하씨가 다시 트위터를 통해 “거대한 문화권력에 맞서 힘 없는 르뽀작가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해야 할 듯”이라고 언급하자, 공씨는 “두 분, 사람들에게 뒷말로 왜곡된 이야기 하지 말라..”며 다시 반발했다.

이번 논쟁에 대해 진중권 씨는 “공지영씨는 다소 맘이 상할 수 있으나, 감정적으로 과도한 트윗을 했다”면서 “문제를 이 지경까지 몰고올 필요는 없었다. 쌍용차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 앞에 두고 할 짓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공씨가 다소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본문에 출처를 명기하는 것을 빠뜨린 것은 출판사의 실수나, 지적 재산권 차원에서 문제 삼을 수준은 아니며, 하종강씨는 그 실수를 불쾌해 하며 문제 삼을 만 했으나, 배포금지까지 나간 것은 과도했다”고 하씨 측의 대응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의자놀이』는 쌍용차 해고자 문제 다룬 공씨의 신작 르포 소설이다. 『의자놀이』의 인세와 판매 수익금 전액은 쌍용차 노동자를 위해 기부된다고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책 한 권이 팔릴 때마다 약 4000원이 노동자들에게 전달된다.

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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